메이 총리 14일 내각 회의 소집..EU도 회원국 대사 회의 소집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영국의 유럽 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초안에 13일(현지시간) 합의했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에 반발해온 보수당내 강경파 등이 이번 합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최종 승인을 둘러싸고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EU와의 협상에서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영국 정부는 14일 오후 2시 내각 긴급회의를 소집, 브렉시트 합의 초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 앞 브렉시트 반대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메이 총리는 이날 저녁부터 리암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등 각료들을 총리 집무실로 소집, 합의안을 사전 검토하고 의회 통과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이날 오전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손에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고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메이 총리는 전격적인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EU측과 다소 융통성 있는 협상을 추진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추진해왔다. 협상의 최대 난제 중 하나였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도 엄격한 적용을 의미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기 위해 최종 합의가 도달하지 못할 경우 영국의 EU 관세 동맹 잔류에 융통성을 두는 데 쪽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 의회내 유럽회의론자를 대표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이번 합의는 결코 받아들 일 수 없다”면서 “이 합의안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보수당내 강경파들도 각료들에게 합의 초안에 반대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지도자들도 메이 총리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담당해온 EU측 미셸 바르니에 수석 대표는 이날 대변인을 통해 “협상이 아직 최종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EU도 14일 오후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의 대사 회의를 소집한 상태다. 이 회의에서 바르니에 수석 대표는 협상 초안을 설명하며 회원국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추인 절차를 밟아갈 전망이다. EU 집행위는 이후 임시 EU 정상회의를 개최, 브렉시트 협상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