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은 이란에서 이미 기업들이 대규모로 철수하고 있는 만큼 자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유럽의 특수목적법인(SPV) 설립 방안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이 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리즘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이 유럽의 SPV 방안에 대해 묻자 "유럽에서 더 큰 뉴스는 이란에서 기업들이 떼지어 철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사실 SPV에 대해 전혀 염려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추가적인 메커니즘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이란과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2015년 합의한 핵협정에서 탈퇴했다. 그러면서 핵협정으로 해제됐던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두 차례에 걸쳐 복원했다.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고 예멘과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지역에 있는 대리군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재 미국이 집중 겨냥하고 있는 부분은 2차 제재의 주요 타깃인 이란의 주요 수입원 석유 수출과 이란 금융 부문이다. 이란 은행 50곳과 그 자회사들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을 잃어 해외 은행과 거래가 금지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3위 산유국인 이란은 이런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경제 전쟁'이라며 미국의 제재에 저항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제재를 반대했던 유럽연합(EU)은 이달 초 SPV를 설립해 이란과의 교역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맨델커 차관은 미국과 EU가 공동으로 이란에 대해 파괴적인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대이란 제재를 엄격히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맨델커 차관은 국제 은행간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가 이미 이란 중앙은행과 기타 금융 기관을 결제망에서 차단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원유 생산 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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