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강달러가 ‘컴백’했다. 미국 안팎의 쟁점들이 맞물리면서 달러화를 18개월래 최고치로 끌어올린 것.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달러화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자 비관론자들이 ‘팔자’를 멈췄고, 유가 상승과 맞물려 신흥국 자산이 일격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번지고 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아울러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하락 요인이 두드러진 만큼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90.87까지 상승해 2017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화는 파운드화에 1% 가량 강세를 나타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0.8% 뛰었다. 이른바 노 브렉시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조된 한편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압박한 결과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의지까지 달러화 상승을 부추기는 국내 요인까지 가세한 상황.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상승 탄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가는 WSJ과 인터뷰에서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가 달러화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달러화 자산의 매수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저크스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고용을 포함한 미국 경제가 상대적인 호조를 지속하고 있고 연준이 금리인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화 상승 흐름이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데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달러화의 약세 전환을 점쳤던 트레이더들도 하락 베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달러로 인한 자산시장의 파장을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머징마켓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스리랑카 루피화와 중국 위안화, 멕시코 페소화 등을 중심으로 신흥국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0.4% 가량 하락했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단행, 최근 베어마켓에 진입했던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과 실물경기에 대한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런던 소재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니겔 렌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강달러와 고유가가 맞물리면 신흥국 자산과 경제 펀더멘털에 이중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고 양측의 금리 스프레드가 상승 추이를 지속하는 만큼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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