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 경영 위기 공감…대미 수출 대폭 강화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기아자동차가 노사갈등으로 중단했던 광주공장 특근을 재개했다. 특근재개는 지난 2017년 8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특근에 따른 비용을 추가 부담하더라도 공급적체를 해소해 대미수출을 늘리겠다는 게 기아차측의 복안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2개월간 특근하기로 합의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사진=기아차] |
소형차 쏘울을 생산하는 제1공장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를 만드는 제2공장은 한 달에 1회 8시간(토요일) 추가 근로한다. 봉고를 생산하는 제3공장에선 16시간(토‧일)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개월 동안 쏘울은 2만7000대에서 4만대로, 스포티지는 3만대에서 4만5000대로 각각 1만3000대 및 1만5000대 더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아차는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뒤 조합원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잔업과 생산 특근을 중단했다.
당시 기아차는 1심 결과를 반영해 8640억원의 영업비용을 지난해 3분기 실적에 포함하면서 기아차는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기아차 노사가 특근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적기 공급으로 판매량을 늘려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회사 위기를 노조도 공감했고, 조금이라도 수익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려고 양보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엔 최준영 기아차 부사장이 전자우편을 통해 “수요가 있는 차종은 적시 공급을 통해 판매 확대와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수익성 제고 방안을 요구했다.
실제 기아차는 올해 3분기 1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3분기 보다 66.7%(3200억원) 감소했다. 판매 부진, 에어백 리콜, 품질 관련 비용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둔화됐다.
특히 스포티지와 쏘울 등 주력 수출 모델의 해외 판매가 20% 감소,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기아차 전체 수출대수 220만대 가운데 스포티지와 쏘울은 총 40여 만 대로, 약 2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80%인 32만대가 미국 등 북미로 들어간다.
북미는 기아차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쏘울‧스포티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것은 주력 시장에서 실적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기아차는 올해 12월 3세대 쏘울을 출시, 내년 1월부터 본격 수출한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