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한국바이오협회는 대한화장품협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공동으로 생물유전자원의 디지털염기서열정보가 나고야의정서에 적용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8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유전자정보)가 나고야의정서에 적용될 경우 이에 대한 접근 허가 및 이익 공유 의무가 발생된다"며 "현재 디지털염기서열정보는 전세계적으로 공공의 데이터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규제가 발생하는 경우 우리 산업계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돼 연구개발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중국 등 생물유전자원이 많은 개도국들은 디지털염기서열정보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생물유전자원에 접근해야 하므로 이 정보를 이용함으로써 발생되는 이익은 공정하게 공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일부 나라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를 생물유전자원과 동등시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다.
반면에, 해외 선진국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 정보가 나고야의정서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혁신과 이용을 저해해 궁극적으로 생물유전자원 제공국과의 이익공유도 제한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월 국제적인 단체 및 지역․국가별 기관 등 58개 기관에서도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우리 산업계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표명한 바 없으나, 최근 해외 58개 기관이 참여하는 공동성명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일 국내 5개 협회 참여의향서를 공동성명서의 코디네이터인 국제상공회의소(ICC)를 통해 전달, 같은 날 국제상공회의소로부터 공식적으로 참여 확인을 통보받았다.
이들 5개 협회가 서둘러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 한 협회 관계자는 "이달 17일부터 이집트에서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가 개최돼 디지털염기서열정보의 적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으로, 이 회의에서 디지털염기서열정보가 포함될 경우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에도 이번 당사국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5개 협회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 외에도 특허출원 시 유전자원 출처공개, 유전자가위기술(CRISPR) 이용 합성생물학 적용 등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고야의정서 관련 주요 이슈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우리 정부에 산업계 의견을 공동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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