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몰상식한 광고”·페이스북 “선정적 콘텐츠”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치광고가 CNN에 이어 페이스북과 미 방송사 NBC, 폭스뉴스에서도 퇴출당했다.
페이스북과 NBC, 폭스뉴스가 이민자를 범죄자와 엮은 ‘문제의 광고’를 송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을 대는 반이민 광고는 NBC 황금시간대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인 ‘선데이 나이트 풋볼’에 편성돼 있다.
문제가 된 광고에는 2014년 캘리포니아에서 경찰관 2명을 살해한 멕시코 출신 미등록 이민자인 루이스 브로카몬테스가 등장한다. 영상에서 브로카몬테스가 법정에서 재판 받는 모습은 미국으로 북상하는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 모습과 교차 편집됐다. 광고는 ‘민주당이 받아들인 이민자들이 당신을 죽일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며, 유권자들에게 오는 6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독려한다.
NBC유니버셜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추가 검토를 한 결과 몰상식한 광고 성격을 인지하고, 우리 방송사에서 가능한 빨리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광고에 등장하는 루이스 브로카몬테스 살해범. 그의 모습 위로 '민주당이 그를 우리나라에 들였다(Democrats Let Him into Our Country)'란 문구가 쓰여 있다.[자료=유튜브 영상 캡쳐] |
브로카몬테스 영상은 앞서 CNN에서 인종 차별주의적이란 이유로 광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CNN은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CNN은 사설에서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광고로 돈을 벌 수 있었으나 우리는 거절했다. 이게 바로 팩트(사실)”라고 못 박았다. CNN은 앞서 공화당이 광고로 이민자들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다며 비난했다.
폭스뉴스는 NBC 발표 직후 광고를 중단한다는 성명을 냈다. 마리안느 갬벨리 폭스뉴스 광고영업부 사장은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폭스뉴스는 어제부로 광고를 중단했다. 폭스뉴스채널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에선 광고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가세했다. 페이스북은 영상의 “선정적인 콘텐'가 광고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유료 광고로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해당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가능하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영상 게재는 허용되나 유료 배포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