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터키 10월 인플레이션이 25%로 치솟으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는 가운데 리라화가 추락한 데 따른 여파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터키 통계청은 10월 물가상승률이 연간 25.24%, 월간 2.67%를 기록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리라화 급락으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자 터키 정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이코노미스트들은 터키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 전망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여지도 좁아졌다.
리라는 최근 소폭 회복했으나, 여전히 올해 들어 미달러 대비 30% 가량 내린 수준이다.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압력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유지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리라는 올해 폭락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금리를 대폭 인상한 데다 앤드루 브런슨 목사 석방을 계기로 미국과의 긴장도 완화되면서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리라화가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10월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영역으로 밀려나게 됐다.
베랏 알바이락 터키 재무장관은 지난 10월 인플레이션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기업들에 연말까지 제품 가격을 10% 인하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지난주에는 가구, 백색가전, 자동차 등에 대한 소비세 인하를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조치로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1% 가량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세 인하가 일시적으로 소비 진작 효과는 가져올지 몰라도 국가신용등급에는 부정적이며 리라화 매도세를 다시금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경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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