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13인조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앙코르 콘서트로 국내의 건재한 인기를 재확인했다.
세븐틴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서울 잠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8 SEVENTEEN CONSERT 'IDEAL CUT-THE FINAL SENCE' IN SEOUL 공연을 개최했다. 2회에 걸친 공연에서 세븐틴은 총 2만5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6월 말 서울에서 열린 본 공연보다 공연장 규모가 커진 점이 눈길을 끈다.
세븐틴의 앙코르 콘서트는 무엇보다도 팬들의 취향을 고려한 무대였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활동곡보다, 앨범에 빼곡히 담았던 수록곡들을 주로 선곡했다. 힙합, 퍼포먼스, 보컬 유닛과 2일에 걸친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볼 거리였다. 힙합 유닛의 미공개곡 무대와 부상으로 퍼포먼스 팀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금세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호시가 이번 공연의 새로움과 특별함을 더했다.
오프닝 무대에서 세븐틴은 여느 강렬한 남자 아이돌 그룹의 에너지와는 확연히 다른 에너지로 관객을 맞이했다. 감성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곡 하나 하나에 녹아든 강약조절에서는 여유가 묻어났다. 13명의 대인원을 이용한 다양한 구성과 군무는 세븐틴이 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를 무한히 늘리는 느낌이었다.
리더 에스쿱스는 오프닝 무대를 끝낸 뒤 "어제 좀 무리해서 목이 다 쉬어있다. 라이브는 좀 부족해도 몸을 더 불사지르겠다"고 불타는 의지를 내보였다.
민규는 "오늘 날씨 어땠냐 안추웠냐. 제가 추운 줄 알고 추웠죠! 했는데 아니요! 해서 민망했다"면서 팬들에게 따뜻한 멘트를 건넸다.
도겸은 "오늘이 진짜 파이널 신"이라며 호응을 기대했고 원우는 "오늘이 마지막인 만큼 모든 걸 불사르고 가겠다"면서 팬들이 함께 즐겨 주길 당부했다. 바로 이때 멤버 호시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샀지만 셋 리스트를 변경해 호시가 빠진 채로 이어갈 수 있는 유닛 무대들이 셋팅됐고 세븐틴의 흥 넘치는 에너지가 이어졌다.
힙합팀은 믹스테이프로 발매한 '언행일치'에서 강렬하고 다크한 느낌의 랩을 쏟아내며 무대를 장악했다. 준과 디노, 민규의 솔로 무대에서는 완전체, 유닛으로는 만날 수 없던 멤버들 하나 하나의 개성을 만날 수 있었다. 퍼포먼스팀의 'SWIMMING FOOL' 무대는 아쉽게도 호시가 오르지 못했지만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무대로 완성됐다.
마치 현대 무용을 재해석한 듯한 섬세한 안무를 선보인 정한의 솔로 무대 'PURPLE ROSE'는 팬들은 물론 모두를 감탄하게 했다. 보컬팀의 '바람개비'와 버논과 함께 한 승관의 솔로 무대 'ALRIGHT'에서는 밝고 부드러우면서도 청량한 세븐틴의 또 다른 매력을 내보였다.
에스쿱스 솔로곡 'PHE-NOM-ENON'에서 객석은 다시 힙합의 도가니로 빨려들어갔다. 이어진 힙합유닛 미발표곡 '숙여'에서까지 강렬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앞서 솔로 무대를 보여준 민규, 버논의 180도 달라진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여름 활동 이후 4개월간 해외 공연으로 국내를 비운 세븐틴은 이번 앙코르 콘서트로 팬들과 쌓인 갈증을 톡톡히 풀어냈다. 팬들은 줄줄 꿰고 있는 앨범 수록곡들이 안무와 함께 무대에서 구현되는 장면을 보며 환호했다. 솔로, 유닛, 완전체로 13명의 멤버가 완전히 달라지는 순간들은 세븐틴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였다.
2015년에 데뷔해 4년차를 맞은 세븐틴은 국내와 해외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인기의 굴곡없이 꾸준히 성과를 내는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번 앙코르 콘서트에서 국내 최대 공연장 중 하나인 체조경기장에 드디어 입성했다. 13명의 멤버들와 세 팀의 유닛, 하나의 완전체로 구성된 '세븐틴'의 무한한 가능성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준을 증명한 셈이다.
jyyang@newspim.com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