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장하성 동반사퇴론 확산
후임에 관료 출신 대거 거론
정치권서는 김태년 민주의원
경제위기 감안 '리더십' 갖춰야
[세종=뉴스핌] 김홍군 김선엽 조정한 기자 =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투톱’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반 교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경제부총리에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김수현 사회수석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빠르면 다음주 국무회의 이전 인사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왼쪽부터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김태년 민주당 의원, 김수현 사회수석. |
▲ 김동연·장하성 사퇴 기정사실로..빠르면 다음주 인사설
2일 국회 및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달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총리가 한국경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자 ‘경제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 고별사로 해석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야당과 언론이 경제위기가 아니냐고 묻는데 위기라고 할 수도 없고,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 “단기 경제지표에 정부가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멀리 보고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국무위원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1일 예정에 없던 기재부 1급회의를 열어 간부들과 만났지만, 본인의 거취와 관련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에는 특별한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다.
1급회의에 참석한 기재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나오는 얘기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 부총리의 사퇴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미 임종석 청와대 실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상태이며,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과 함께 동반 교체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관료 출신 급부상..”안정감·리더십 갖춰야”
김동연 부총리 후임으로는 경제관료 출신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윤종웅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다.
행정고시 29회로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낙연 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여권에서도 홍 실장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실하게 일 잘하는 전형적인 관료형으로, ‘AI로봇’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다만, 김동연 부총리와 업무 스타일이 비슷한 데다 나이와 경력에서 중량감이 떨어져 문재인 정부 2기 경제부총리로는 부적합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홍남기 실장은 일 잘하고 똑똑한 관료지만,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중량감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11월1일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거시경제 전문가로, OECD 대사 시절 포용적 성장을 강조해 온 점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소득주도성장의 상위 개념인 ‘포용 국가’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윤 수석이 부총리가 되면 포용국가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셈이다. 행시 27회로 김동연 부총리와는 1년 선후배 사이다. 윤 수석 또한 전형적인 경제관료로, 리더로서의 중량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도 경제부총리 후임자로 거론된다. 역시 관료 출신(행시 24회)으로서 능력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빠지는 것이 없지만, 이전 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점이 걸림돌이다.
임 전 위원장은 한진해운을 부도 처리한 대신 대우조선해양에는 4조원대의 돈을 투입하는 결정을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서별관회의에 참석, 적절성 여부를 떠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실세 이해찬 키즈로 꼽히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당정을 이끌며 당 내 다양한 목소리를 정부 측과 조율해 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다만, 전공과 경력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홍남기 실장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2~3명 더 검증을 한다고 보면 김태년 의장도 후보군에 들어갔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와 동반 사퇴가 예상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에는 김수현 사회수석이 후보에 올랐다.
관가에서는 경제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적합한 중량감 인사가 차기 부총리로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와 소비, 일자리, 무역분쟁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안정감과 함께 리더십이 중요한 때이다”며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