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여부로 금감원-삼성바이오 대립각 세워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한 회의가 다음달 14일 재개된다.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추가 회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재감리 안건 논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31 leehs@newspim.com |
증권선물위원회는 서울정부청사에서 31일 오전 10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치안을 논의하기 시작해 오후 11시께 회의를 종료했다. 릴레이 회의가 이어졌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고, 증선위는 다음 정례회의 날짜인 14일에 추가 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을 비롯한 회사관계자들은 오후 1시쯤 도착해 자신들의 무혐의 의견을 주장했고, 회의 종료 20분 전인 오후 10시40분에 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치안은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견을 듣는 대심제로 진행됐다. 대심제란 안건 당사자들이 모두 출석해 공방을 벌이는 방식이다.
증선위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감원 담당자에게 재감리 결과를 듣고, 오후 1시반 부터 3시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3시반 이후부터는 회계법인 얘기를 들었다. 저녁식사 일정 후에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 관계자 모두가 참석해 실질적인 대심제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이날 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시 상장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시도했다고 집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부터 잘못 인식해온 회계처리로 인해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 회계변경 기회를 만들고 가치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시장 상장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종속회사(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5년 관계사로 부당하게 변경해 분식회계를 했다고 보고,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내린 바 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모두 기준에 맞게 처리한 것일 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부터 4년간 적자에 시달리다 2015년 회계연도에 1조9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회계장부에서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며 이 회사 지분가치가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재평가된 영향이다.
이를 두고 금감원은 지난 6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을 '고의 분식회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타당성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금감원에 재감리를 지시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를 진행한 뒤 지난 19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에게 보고했다. 금감원은 기존 중징계 기조를 유지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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