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계획 발표
'환황해권 경제중심' 국제·관광도시 계획 차질 우려
정권따라 춤추는 새만금 개발 계획..오히려 개발 방해
정부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새만금 개발 가속도" 해명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전북 새만금 일대에 원자력발전소 4기를 대체할 수 있는 총 4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애초 약속한 '환황해권 경제중심' 계획이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정권마다 새만금 발전방향을 뒤엎으면서 오히려 새만금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30일 국토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발표하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새만금 일대 총 3GW급 태양광 발전단지와 1GW급 해상풍력 발전단지 총 4GW급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태양광 발전단지에 6조원,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10조원이 소요되는데 이를 모두 민간자본으로 유치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부지조성과 기반시설 투입을 위한 5690억원을 투입한다.
신재생에너지 단지 면적은 총 38.29㎢로 새만금면적(409㎢)의 9.36% 수준이다.
이번 새만금 재생에너지 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3020 프로젝트'를 제시한 바 있다.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계획은 포함돼 있었지만 정부가 대대적인 발표에 앞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자칫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특히 지역 국희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북 전주병)는 전날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발전단지를 새만금에 건설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새만금 태양광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최고위에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태양광 발전단지 용지로 지목한 지역은 새만금 산업연구용지 동측(0.3GW)과 남측(0.8GW), 국제협력용지 남북도로 서측(0.5GW)과 동축(0.8GW), 4호 방조제 내측(0.1GW)이다.
새만금 용지조성계획 [자료=새만금개발청] |
새만금개발청은 각 용지를 산업‧연구도시, 국제협력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뒀는데 용지 일부분에 태양광 발전단지가 들어서면 새 도시 건설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전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 사업을 가속화하려는 취지가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수익을 새만금 용지개발 또는 산단 개발, 기업 투자 유치비용을 활용해 새만금 개발 계획을 가속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은 개발 수요가 적은 지역 위주로 선정했고 전체 면적의 9.5% 정도에 불과하다"며 "20년 기간 임시적으로 발전사업을 가동하는 것으로 20년 후 개발 수요를 다시 판단해서 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새만금 개발을 신재생에너지만 국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애초 계획과 같이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육성하려는 방침은 유효하다는 것.
국토교통부는 새만금 일대를 글로벌 자유무역과 경제협력의 중심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크게 산업연구거점, 국제협력거점, 관광레저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6개 용지로 구분해 놓은 상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계획은 지난 6월부터 새만금 위원회, 전북도 등이 TF를 구성해 검토했던 계획"이라며 "새만금 경제거점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새만금을 환황해권의 세계적 경제중심지로 바꾸겠다는 취지가 바뀐게 아니다"고 답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