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내달 24일 국민투표 실시
13만7000명 참가해 "차별을 물리치자"
[대만 타이페이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서 LGBT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27일(현지시각) 시민 수백명이 거리에 나서 정부를 향해 '동성결혼을 평등하게 대우하라'고 촉구했다.
대만 타이페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참가자가 웨딩사진 업체 앞에 서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5월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법적 권리로 인정하고 2년 안에 동성혼이 가능하도록 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동성혼 합법화 문제에 관한 국민투표를 다음 달 24일에 실시하겠다며 보수단체와 인권단체에서 각각 제시한 국민투표 청원서를 승인했다.
이번 움직임으로 동성 부부에 관한 법을 따로 제정하는 데 대한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2016년 선거 운동에서 동성혼을 합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동아시아 최대 LGBT 행사 '타이페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지개 깃발을 들고 총통관저 근처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자 대부분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인용해 동성 부부에 대한 차별을 막는 법을 빠른 시일 내에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행복한 미래를 위한 투표'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차별을 물리치자'고 외쳤다.
시위 주최 측은 이날 퍼레이드에 13만7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차이잉원 총통은 "사회가 여전히 동성결혼으로 분리돼 있지만, 정부는 2017년 5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판결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대만 지방선거와 시기가 겹칠 것으로 보여 대만 진보주의의 등불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