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낙연 총리 "'라돈침대' 수거작업 종료" 발표
피해자들 "수거한 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교환 소식 없어"
일부 피해자 제품 교환위해 직접 천안 대진침대 본사 방문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온 대진 '라돈 침대' 수거·해체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수개월째 지연되는 제품교환에, 일부 소비자들이 천안 대진침대 본사로 직접 찾아가는 촌극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SNS 계정을 통해 "7만여개에 달하는 대진 '라돈 침대' 수거와 해체가 모두 마무리됐다"며 "오염 부분 폐기와 제도개선 등 차후 문제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사태 발생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라돈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거한 지 몇 개월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인 제품 교환 문제 때문이다.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대진 침대 <뉴스핌DB> |
27일 다음 카페 '대진침대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상당수 피해자들이 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지난 6월 침대를 수거하고 4개월이 지났지만 여태까지 소식이 없다"며 "회사에 연락해보려 해도 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기다려달라는 대답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일부 피해자들은 충남 천안 대진침대 본사로 직접 찾아가고 있다. 한 피해자가 직접 찾아가 교환을 받았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피해자들도 매트리스를 받기 위해 줄줄이 천안으로 가는 모습이다.
한 피해자는 "오랜 시간 침대 없이 생활하는 것이 답답해, 결국 지인에게 트럭을 빌려 토요일에 천안 공장을 방문했다"며 "현장 직원들이 직접 트럭에 매트리스를 실어 주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대진침대 홈페이지에는 천안 본사에서 직접 리콜업무를 진행 중이라는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1급 발암물질에 수 년간 노출된 소비자들이 오히려 교환 매트리스를 받으러 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진침대 홈페이지에서 천안 본사 리콜을 안내하는 게시글 2018.10.26 [사진=대진침대홈페이지갈무리] |
이러한 불편한 상황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금전적 보상이 어려웠던 대진침대는 처음부터 라돈 검출 매트리스에 대해 반품·교환으로만 보상하겠다고 고집했다.
한 침대업계 관계자는 "대진침대 수준의 소규모 업체는 쉴 틈 없이 기계를 돌려도 하루에 100~150개 정도 생산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실제 생산량이 이와 비슷하다면 대진침대는 이미 수거·해체가 완료된 7만여 개만 교환하는데도 1년이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직원 수가 30여 명에 불과한 대진침대에 이러한 대규모 제품 교환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책임기관 원자력위원회는 여전히 사태 수습의 책임이 대진침대에만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피해자가 10만여 명에 달하는 소비자 사태인 만큼, 정부의 추가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모습이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