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높아 신성장동력 활용 기대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정부가 10년간 꽁꽁 묶여있던 부동산신탁 시장을 개방하기로 하자 금융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신(新) 수익원에 목말라 있던 증권사는 대형ㆍ중견사 할 것 없이 진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부동산신탁 신규인가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이란 부동산 소유주가 신탁한 부동산을 활용해 수익을 거둬 소유주와 나누는 사업을 말한다. 이 시장은 지난해 전체 매출이 1조원을 넘겼고, 부동산신탁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최근 5년간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알짜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금융당국에서 과당경쟁을 이유로 지난 2009년부터 10년간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경쟁제한’ 시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난 24일 최대 3곳까지 신규 인가를 허용키로 결정했다.
현재 대형 5개 증권사 중 부동산신탁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대체투자(IB) 방식을 통해 부동산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 빌딩(4000억원), 홍콩 더 센터 빌딩 인수금융(3200억원), 호주 석탄터미널 채권 인수(2700억원), 런던 트웬티올드베일리 빌딩(2300억원) 등 자기자본을 활용해 굵직한 투자를 단행하며 수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3월 벨기에 외교부 청사 빌딩에 4900억원, 스페인 네슬레 빌딩에 12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는 부동산신탁업 진출시 PF사업을 비롯한 시너지 효과로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검토는 하고 있다”며 “다만, 인가 심사 기준이라든지, 구체적인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부동산신탁사업 진출 여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단독일지 컨소시엄으로 할지 등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중견 중권사의 부동산신탁업 관심도 높다. 현재 키움증권과 부국증권, KTB증권 등이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사들의 경우 컨소시엄을 통해 신규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심사기준에 ‘대주주적격성’ 여부를 포함키로 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인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경우에는 현재 지배구조와 대기업집단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사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고, 삼성증권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등으로 인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PF 등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본 증권사들이 부동산 신탁업에 관심이 많다”며 “심사기준이 까다로워 단독보다는 컨소시엄 등의 방안으로 사업 진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