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탐지기' 허위진술 가려내지만, 법적 효력 없어
정황 증거로 역할할 수 있을지 관심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의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김씨의 동생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일단 김씨 동생에 대해 공범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이 바뀔지 주목된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일 동생 김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동생을 상대로 공범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조사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 2018.10.22. sunjay@newspim.com |
동생 김씨는 범행 직후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 형제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 탐지기는 진술자의 맥박, 호흡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허위진술을 가려내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사건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은 형사·성폭력 사건에 많이 활용된다.
현행법상 거짓말 탐지기 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다. 수사 과정에서 참고자료 정도의 가치가 있을 뿐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 용의자들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할 권리도 갖고 있다.
물론 거부했을 때는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수사당국에 심어줄 수 있다. 동생 김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물증이 없고 서로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진술에 의존해 수사할 수밖에 없다"며 말했다.
최근 들어 수사기관의 거짓말탐지기 활용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거짓말 탐지기 사용 건수는 2013년 8340건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1만1111건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진은 본문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거짓말탐지기 대표적인 활용 사례는 2016년 발생한 '의정부 사패산 살인사건'이다. 당시 피의자 정모(47)씨는 사패산에서 50대 여성 등산객의 목을 조르고 때려 숨지게 한 죄로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죄를 최대한 가볍게 하려고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선 모든 진술이 거짓으로 나왔고, 이를 경찰이 집중적으로 추궁하자 결국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용의자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결과가 틀리게 나올 수도 있으므로 엄격한 절차에 따라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거짓말탐지기 결과 신뢰도를 최고 97% 정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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