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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제재 가능성에 아랍세계 안보 공포 확산

기사입력 : 2018년10월24일 22:49

최종수정 : 2018년10월24일 22:55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출신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으로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아랍 세계에서는 사우디를 주축으로 한 중동의 안보와 안정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카슈끄지의 암살 의혹에 대해 사우디를 옹호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가 일을 형편없이 처리했고 이번 은폐 (시도)는 사상 최악”이라고 비난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트럼프 정부가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전면적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아랍세계의 우려가 더욱 고조됐다.

아랍국의 한 고위 관료는 “이란이 지역 불안정을 초래할 다음 기회를 시시각각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나 여론의 압력에 사우디와의 관계를 경색시키면 아랍세계 전체의 안보가 위험해진다”고 전했다.

아랍세계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모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친이스라엘 정책, 터키와의 변덕스러운 관계 등 못 마땅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이란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취했던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그리고 미국이 사우디를 핵심 교섭국이자 이란에 맞설 핵심 동맹국으로 선택한 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얼마나 잔혹한 지도자인지와는 상관없이, 아랍국들에게 사우디는 여전히 중동의 대미 관계에 있어 중심을 잡는 기둥인 셈이다.

사우디의 동맹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중동에서 미국의 핵심 군사 파트너로 사우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장관은 지난주 아랍판 트위터를 통해 “이슬람 성지와 석유 보유고가 몰려 있는 사우디가 아랍세계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 사우디는 아랍세계의 안정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일시적인 위기로 이러한 현실은 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카쇼끄지 살해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우디를 공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터키에서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논평으로 유명했던 카슈끄지는 지난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이후 종적이 사라졌다. 터키 수사당국은 사우디 왕실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이 총영사관 내에서 그를 고문, 살해하고 시신을 절단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오디오 파일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 측은 당초 카슈끄지가 제 발로 총영사관을 나갔다고 주장했으나, 파장이 확산되자 입장을 바꿔 심문 과정에서 몸싸움 도중 우발적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며 사우디 왕실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사우디의 이러한 해명에 대해 대부분 아랍국들은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2010년부터 촉발된 반정부 시위 ‘아랍의 봄’ 당시 사우디 군사의 비호를 받았던 바레인 왕실은 외교부를 통해 “사우디 지도자들의 현명한 지시와 즉각적이고도 타당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쿠웨이트 정부도 사우디의 투명한 발표를 치하하며, 국제사회는 조사가 모두 완료되고 진상이 파악될 때까지 민감한 사안에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 모두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사우디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우디의 경제 원조에 기대고 있는 이집트와 요르단도 지지 성명을 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투자회의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옆을 지켰다.

걸프 중동국 중 이란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사우디, UAE, 바레인, 이집트로부터 배척 당하고 있는 카타르만이 사우디를 비난하고 나섰다.

롤와 알카테르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카슈끄지 사건이 전 세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빈 살만 왕세자가 레바논 총리 납치를 지시하고 인권 문제로 캐나다와 외교 관계를 끊었다는 사실을 끄집어냈다.

이 가운데 카슈끄지 사태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유일한 중동국은 이란이다. 이란의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은 그동안 한 걸음 물러서 사우디가 국제사회의 공격을 받는 상황을 관전하며 즐기고 있다가, 카슈끄지가 실종되고 3주나 지나 입을 열었다.

이란의 한 고위 관료는 22일 “이 악랄한 살인으로 사우디와 사우디 왕실, 권력을 위해 죄 없는 사람들을 살해한 그 젊은이(빈 살만 왕세자)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사우디 국가가 자행하는 테러리즘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4일 사우디 왕실이 미국의 비호 없이는 카슈끄지를 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3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아들(왼쪽) 등 유족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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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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