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학 연구 성과 40%, 美 기업 특허에 쓰여
혼조 교수 “일본 기업은 보는 눈이 없다” 쓴소리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다스쿠(本庶佑) 교토(京都)대학 특별교수가 일본 기업들에 대해 “보는 눈이 없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일본 대학 등의 연구논문이 미국 기업들의 특허에 사용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일본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해외로 유출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 기자회견에 나선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 [사진=로이터 뉴스핌] |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지난 1일 노벨상 수상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대학에는 유망한 연구 성과와 인재가 있음에도 기업들은 외국 연구소에 큰돈을 쓰고 있다. 전혀 보는 눈이 없다”며 강한 어조로 일본 제약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일본의 연구 성과를 가장 많이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은 미국 기업이다. 특허 출원 시에는 통상 참고로 한 논문을 명기한다.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06년~2013년 일본의 논문을 가장 많이 인용한 나라는 미국(41.5%)으로 일본(25.2%)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혼조 교수의 전문 분야인 기초생명과학 분야이다. 이 분야에서 일본의 연구 논문을 인용한 비율은 미국이 46.8%에 달한 반면, 일본은 16.6%에 불과했다.
해외 기업은 일본의 연구 성과와 젊은 연구자들의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는 삿포로(札幌)의과대학과 암 면역치료법을, 오사카(大阪)대학과는 당뇨병에 관련된 비만 예방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데이빅 릭스 일라이 릴리 회장 겸 CEO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는 세계를 리드할 연구자 많다”며 일본과의 공동연구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이밖에 세계 최대의 종합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의 로레알과 독일의 지멘스도 일본 대학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특허 출원 시 가장 많이 인용하는 것은 미국 논문이다. 그 비율은 전체의 44.1%에 달한다. 미국의 연구 개발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일본의 유망한 연구 성과를 해외에 빼앗기고 있을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