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택시업계 '카풀OUT' 외치며 대규모 파업 돌입
카풀(승차공유) 요금 택시요금 대비 70% 저렴
위험성 지적하며 '신원 증명 강화' 요구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대규모 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국내에 생소한 카풀 시스템에 관심이 뜨겁다. 공유경제 개념인 카풀(승차공유)이 활성화되면 저렴한 가격에 시민 편의가 높아진다는 의견과 운전자 범죄경력 조회가 안 돼 범죄에 취약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8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서민택시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대기업 카카오 등의 카풀앱 영업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근절투쟁에 나설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 선포했다.
택시업계는 카풀이 자격증도 필요 없는 유사 택시업종으로서 운수 종사자들의 생존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카풀은 택시와 달리 범죄전력을 가진 전과자를 거를 수 없어 각종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풀 앱과 택시 앱을 통해 비교해 본 결과 카풀 이용요금이 택시보다 약 7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좌)카풀 앱 럭시 (우)카카오택시 |
실제로 카풀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카풀앱 서비스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쪽은 ‘저렴한 비용(택시요금의 약 70%)’을 장점으로 꼽았다. 최근 카카오가 인수한 카풀 애플리케이션 ‘럭시(LUXI)’ 이용후기를 살펴보면 ‘합리적인 가격이 마음에 든다’,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차를 타며 이동할 수 있어 좋았다’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택시 승차거부와 바가지요금 등에 지친 시민들도 카풀 서비스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이용자는 “그동안 불만이 많아도 할 수 없이 택시를 탄 적이 많은데 대안이 생겨서 좋다”며 “카풀은 미리 예약도 가능해서 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카풀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5685명 중 56%는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 34%는 “출퇴근 시간 등에 한해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해 직장인 대다수가 카풀 합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반면 카풀에 반대하는 입장은 ‘범죄 악용 소지가 크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 5월 중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을 이용한 20대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되며 카풀 서비스에 대한 범죄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디디추싱을 이용해 변을 당한 사례는 현재까지 3건에 이른다.
30대 여성 조은영씨는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과 한 차에 타게 되면 너무 위험할 것 같다”며 “카풀을 허용하려면 운전자 신상 공개, 후기 등이 나올 수 있도록 제대로 시스템을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봄까지 카풀앱을 종종 이용했다는 정모(34·여)씨는 “위치를 묻기 위해 운전자에게 발신한 이후 전화번호가 찍혔던 것 같다”며 “그 번호를 저장해 접근한 남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택시 수준의 서비스 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씨는 “처음 설정한 출발지를 무시하고 무작정 큰길로 나오라는 운전자 때문에 불쾌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풀 이용자는 “애초에 온다고를 하질 말지 시간만 다 버려 짜증난다”며 “운전자의 잠수나 지각에 대한 페널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