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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 서안지구서 3차 인티파다 촉발 우려" - FT

기사입력 : 2018년10월21일 13:37

최종수정 : 2018년10월21일 13:37

트럼프 반(反) 팔레스타인 정책 인티파다 촉매제 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약고로도 알려진 '서안 지구(웨스트뱅크)'에 또다시 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양국의 오랜 분쟁 역사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 이스라엘 노선이 화약고에 불을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각) 심층 보도를 통해 웨스트뱅크 지역이 제3차 인티파다(intifada·민중봉기)가 발생할 전조가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텔아비브에서 자살폭탄테러를 도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자말 티라위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 티라위는 "이제 언제라도 세 번째 인티파다가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불은 이미 지펴졌으며, 불꽃은 언제라도 높게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하며, "완전한 카오스 상태"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티파다란 봉기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로,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를 가리킨다. 1차 인티파다는 1987년 이스라엘군 차량이 민간인이 타고 있던 차량을 덮쳐, 팔레스타인인이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발발했다. 2차 인티파다는 지난 2000년 극우파 출신의 이스라엘 총리였던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의 성지인 템플마운트을 방문한 계기로 촉발했다.

이후 2002년부터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구(웨스트뱅크)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기 시작하고, 팔레스타인인을 분리하는 장벽을 설치하면서 웨스트뱅크는 현재까지 또다시 인티파다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경고음으로 가득 찬 상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영토 문제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지역 가운데 국제 사회의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린 곳은 해안가에 위치한 가자지구다. 가자지구는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곳은 바로 하마스와 함께 양대 정파인 파타가 통치하는 웨스트뱅크다.

이스라엘의 우파 정부와 팔레스타인에 적대적인 미국 정부, 그리고 아랍 세계의 무관심이 웨스트뱅크 거주민들의 절망을 더 키우고 있다고 FT는 진단했다. 아랍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이란과 사이가 악화된 사이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회복을 꾀하면서, 웨스트뱅크 지역 문제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역 주민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팔레스타인인들은 마흐무드 압바스가 이끄는 자치정부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도 더 커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무능하게 대처할 뿐만 아니라 부패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웨스트뱅크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국민 중 60%가 압바스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 1993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모색한 오슬로 협정이 체결된 이후 25년이나 지났지만,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나빠지기만 했다는 것이다.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나블루스 인근 팔레스타인 학교를 폐쇄하라는 이스라엘 정부의 명령을 둘러싸고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 병사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반(反) 팔레스타인 정책 인티파다 촉매제 될 수 있어

웨스트뱅크에 언제 또 다른 인티파다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모른다는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FT는 현재 상황이 과거 1, 2차 인티파다가 촉발하기 전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급격한 정책 변화가 인티파다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공식 이전해 갈등을 예고했다.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해 팔레스타인인들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사업기구(UNRWA)에 대한 원조도 삭감했으며, 웨스트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을 지지하는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로 임명해 논란을 키웠다. 또 지난달에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워싱턴 사무소마저 폐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팔레스타인 정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동예루살렘 지역의 팔레스타인 병원들에 지원하기로 한 예산 집행마저 취소했다. 동예루살렘의 병원 밖에서 기다리는 32세의 아딜 씨는 FT에 "내가 과도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살아야 할 목적이 없는데 의미 있는 방식으로 죽으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라고 반문했다. 아딜 씨의 병은 간단하게 치료될 수 있는 병이지만, 더 이상 치료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의 가족 중 직업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며, 8명의 친척은 모두 아무런 지원조차 없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은 절망스럽다. 죽음이 마지막인데, 가족을 위해 인티파다 참가하는 것은 영예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하다샷TV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인 가디 아이젠코트는 지난달 중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웨스트뱅크에 대규모 폭력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80%가 넘는다고 경고한 바 있다. 티라위도 여기에 동의하며 "모든 것이 이스라엘의 통제 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망상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이 웨스트뱅크를 통치하는 방식은 과거 2005년 두 번째 인티파다를 진압했을 때와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스라엘은 수많은 검문소 대신 드론과 열 감지 카메라와 같은 다양한 감시 수단으로 웨스트뱅크를 관리한다.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 양국 간의 폭력 사태를 예방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안보 협력을 맺어왔는데, FT는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의 난민 수용소에 진입하거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끄는 대도시를 점령하지 않고도 팔레스타인인들을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T에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군 관계자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간의 "마찰 점"만 줄어들었을 뿐, 지난 두 차례의 인티파다가 발발했을 당시에는 가능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이스라엘군 점령지에 대한 감시가 정교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14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미국 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스라엘 관계자들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범)'에 의한 공격 위협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정교하게 조직된 폭력은 드물다고 말한다. FT는 이 같은 주장이 압바스 수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비록 압바스가 테러와 연관된 의혹으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과 그의 가족들에게 지원금을 송금해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왔지만, 압바스 본인은 폭력 사태가 번지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해온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압바스를 아는 이들은 그가 자신의 커리어를 '협상'에 기반해 쌓아왔기 때문에 일정 부분 일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84세의 압바스가 고령일 뿐 더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지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 팔레스타인 내부에서 다른 고위 정치인들이 그를 치고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인 아이젠코트 역시 고령의 압바스가 사망할 경우 더 많은 폭력 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에 언급했다.

팔레스타인의 고위 정치인인 지브릴 라주브 역시 미래에 불안감을 표출했다. 현재 팔레스타인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FT에 폭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지자들에 평화적인 저항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도 수백만명의 사람과 수만개가 넘는 무기 그리고 거리에 나도는 기관총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정치인 역시 웨스트뱅크가 절망으로 가득찼다고 우려했다. 단순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정치적 갈등을 넘어 팔레스타인에서도 파벌로 인한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있는 하마스와 웨스트뱅크를 통치하는 파타는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데 교착상태를 겪고 있다. 

그는 마냥 비관적인 전망만을 내놓지 않았다. 이미 약 20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이 매일 이스라엘로 출퇴근을 하고 있고, 그들이 창출하는 경제적인 이익이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 양측이 폭력사태가 일어나도록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까닭에서다. 하지만 그는 진정으로 걱정되는 이들은 바로 난민수용소와 팔레스타인 주류에서 벗어난 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FT에 "분노하고, 좌절한 이들이 새로운 시위의 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 그들의 현 분노 상태로 보면, 시위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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