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4000번 구부려도 이상없는 압력·스트레인 고무센서 개발
기존 대비 10배 이상 高민감도...신축성 좋고 화학적 안정
‘전자피부형 촉각센서’ 상용화 기대감↑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장애인의 의수(義手)나 의족(義足), 로봇 팔 등에 직접 부착이 가능한 고무 형태의 압력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센서를 활용하면 사람의 신경조직과 같은 역할을 하게 돼 감각을 느끼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인체에 무해한 ‘전자피부형 촉각센서’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수천번 구부리거나 늘려도 높은 재현성을 갖고 기존 센서 대비 10배 이상 높은 민감도의 고무형 ‘압력·변형 복합센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고무형으로 만든 센서가 저가이며 피부 등에 쉽게 붙일 수 있어 상용화시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4000번 이상의 압력 변화를 반복하는 동안 일정한 저항을 유지해 센서 성능저하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갈라진 논바닥 형태의 MoS2/그래핀폼/Ecoflex 나노 복합구조를 가진 고감도 유연 스트레인-압력 복합센서를 보여준다. MoS2/다공성 그래핀 구조체/니켈폼의 주사 전자 현미경 이미지(왼쪽 위). 높은 유연성 및 탄성을 보여주는 MoS2/그래핀폼/Ecoflex 복합소재와 이를 이용해 제작된 3 x 3 촉각 센서 모듈(오른쪽 위). 눈 깜박임(왼쪽 아래) 및 목 구부림(오른쪽 아래)과 같은 인체 움직임에 따른 저항변화 측정. 2018.10.18. [자료=ETRI] |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의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AMI)' 인터넷판(https://pubs.acs.org/doi/10.1021/acsami.8b11233)에 지난달 27일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3차원 그래핀의 경우 스펀지 형태와 비슷해 손으로 눌렀다 떼게 되면 길이나 면적 변화시 저항이 변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스펀지 표면이 그래핀으로 코팅돼 전도성을 갖기 때문에 수직으로 압력을 가할 때 표면적 변화에 따른 저항 변화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그래핀 스펀지의 표면에 ‘이황화 몰리브덴(MoS2)’을 이용해 양각의 평면 쉬트를 만든 뒤, 유연한 고분자인 에코플렉스를 결합시켜 높은 민감도를 가지면서 유연한 고무형 센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로써 우수한 전기전도도를 가지면서 낮은 압력 변화에도 높은 민감도를 나타내는 센서를 제작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고무형 센서가 향후 의수나 의족, 로봇에 먼저 적용이 가능하고 병원의 재활치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재활치료의 경우, 재활시 치료 과정의 회복 정도를 알기 매우 어려웠는데, 이번 센서를 이용해 환자에게 붙여 활용하게 되면 치료 정도의 정확한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즉 환자가 팔을 올리는 재활 과정에서 피부에 센서를 붙여 측정케 되면 팔 올림에 따른 저항 변화를 쉽게 관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고무형 ‘압력·변형 복합센서’ 2018.10.18. [자료=ETRI] |
또 자동차 시트에 센서를 붙여 활용케 되면 운전자의 습관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장시간 운전 시 나타나는 특유의 질병 또는 근 골격계 질환의 원인을 알게 돼 치료도 도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소자연구그룹 최춘기 박사는 “이번 센서는 피부에 부착해 신체 움직임이나 자세, 혈압 및 심장 박동수 등을 빠르게 실시간 감지 가능하다”며 “기계로 된 딱딱한 팔다리 대신 인간 피부와 같은 유연한 생체 환경을 제공, 의료재활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