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만4000개 법인 중 200곳 우선 조사
편법증여·탈세 36곳 적발…410억 추징
공익법인 정기 세무조사 선정기준 마련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 국내 대기업집단에 속한 A공익법인은 특수관계법인의 주식을 법정비율 이상 취득·보유하고 출연받은 미술품을 계열회사에 무상임대했다가 국세청 세무검증에서 적발되어 수십억원의 추징금을 물었다(아래 그림 참고).
# 국내 대기업집단에 속한 B공익법인은 계열사로부터 현금을 출연받아 공익목적 사용으로 가장한 후 실질적으로는 사주일가가 사용하는 부동산을 취득했다가 국세청 세무검증에서 적발되어 수십억원의 추징금을 물었다(아래 그림 참고).
# 국내 대기업집단에 속한 C공익법인은 특수관계인을 이사로 선임해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의 명목으로 고액을 지급했다가 국세청 세무검증에서 적발되어 수억원의 추징금을 물었다.
17일 국세청 서울지방청에서 열린 2018년 제3차 국세행정개혁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이필상(위원장) 고려대학교 전 총장, 한승희 국세청장,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 조현욱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뒷줄 왼쪽부터)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 최종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천석규 천일식품 대표, 이은항 국세청 차장. [사진=국세청] |
국세청이 공익법인의 편법증여 및 탈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대기업 공익법인에 대한 세무검증 결과 상당 수의 불법행위가 적발되자 국세청이 정기 세무조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위원장 이필상)는 17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올해 세 번째 회의를 개최하고 '공익법인 관리 강화방안'을 비롯한 현안 과제를 논의했다.
◆ 공익법인 36곳 편법증여·탈세 적발…추징금 410억 부과
국세청은 계열 공익법인 전수검증, 별도 정기 세무조사 선정기준 마련 등을 통해 공익법인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이 소유한 공익법인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우선 국세청은 지방청의 '공익법인 전담팀'의 전수검증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계열 공익법인 중 대기업 관계 공익법인 200곳을 우선 검증하고, 전수검증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공인법인 탈루 사례 [자료=국세청] |
중점 검증사항은 △계열사 주식 과다보유 △미술품 등 사용처 불분명 보유자산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변칙사용 등이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세무검증에서 상당 수의 공익법인들의 부정행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9월 말 현재 36곳이 적발되어 410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이필상 국세행정개혁위원장은 "건전한 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국세청의 탈세감시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한정된 조사인력을 탈세혐의가 큰 대상에 집중하고, 과세인프라·전산시스템을 확충해 공익법인 등 과세의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차단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 공익법인 세무조사 기준 마련…대법원·금감원과 공조
이에 국세청은 공익법인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새롭게 도입할 방침이다.
영리법인 중심의 정기 세무조사 선정기준을 개선해 공익법인의 특성, 탈세유형 등을 반영한 별도의 선정기준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세법상 탈세 혐의가 높은 공익법인이 선정되도록 요건과 방식 등을 정교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대법원, 금감원 등 외부기관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산시스템을 강화해 신종 탈세행위를 정밀하게 찾아내겠다는 각오다.
공인법인 탈루 사례 [자료=국세청] |
더불어 모바일 '기부금단체 간편조회서비스'를 제공해 결산 공시서류 제공을 확대함으로써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한층 높여갈 계획이다.
그밖에 해외진출 기업들이 세무상 애로사항이 없도록 코트라 및 기업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다각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수관계인 이사 선임, 부당내부거래 등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공익법인에 대해 계열사 주식 초과보유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면서 "대기업과 그 사주 등이 출연한 계열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세법상 의무 이행여부를 전수 검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