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국이 중국을 억누르려는 것이 아니고 가능하면 언제든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 내 대중 강경 발언들을 순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매티스 장관은 오는 19∼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하는 길에 우선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을 억누르려 했다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입장을 취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공정함, 상호호혜, 자주권 존중에 기반한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중국은 북한과 유엔 등의 사안에 있어서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2대 강국이다. 평화를 추구하는 강국, 경제 강국이다. 따라서 서로 감정이 상할 때도 있겠지만, 양자 관계를 생산적으로 지속할 방법을 찾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기간 중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고위급 안보대화를 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측이 취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한 바 있다.
최근 경질설이 돌고 있는 매티스 장관은 북한부터 시리아까지 예측불허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위기를 관리하며 미국 행정부 내에서 외교정책의 안정성을 잡는 중심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미 행정부 내에서 대중 강경파가 힘을 얻으며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국 간 대화채널을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중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더 이상 친구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중국이 스파이, 관세, 강압적 조치, 선전 캠페인 등을 통해 미국 여론을 흔들려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한 바 있다.
다만 매티스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군사기지화를 지속하는 데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거나 “중국의 ‘약탈적 경제 활동’으로 인해 소국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게 돼 우려된다”는 등의 견제성 발언도 잊지 않았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전 16일부터 베트남을 먼저 방문하는 것도 중국 견제용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주둔했던 비엔 호아 공군기지를 방문하고,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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