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 1년 미만이면 수습기간에도 최저시급 보장해야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에는 최저시급 미지급 공고 버젓이 게시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이 이용하는 중개 사이트에서 최저시급을 보장하지 않는 구인광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고에는 최저시급을 내걸어 놓고 수습기간에는 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16일 A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 검색란에 '수습'을 검색해보니 다양한 아르바이트 구직 공고가 올라와있었다. 한 편의점 구인 공고를 클릭하니 3개월~6개월 근무기간이 조건으로 달려있었고 급여는 최저시급인 7530원이 적혀있었다. 그러나 상세 모집내용을 보면 수습기간이 2주가 있으며 이 기간에는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하는 7000원을 지급하고 그 이후에는 최저시급을 정상 지급하겠다고 공지하고 있었다.
근무기간이 6개월~1년이 명시된 또 다른 브랜드 편의점의 공고의 경우 경력자는 수습이 없지만 무경력자는 수습 3개월 동안 6770원을 지급한다고 적혀있었다. 특히 이 부분 글자 크기를 크게 해놓고 당당히 강조해놓기도 했다.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 수습기간 3개월을 둘 수 있고 이 기간에는 최저시급의 90%를 지급해도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대로 1년 미만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시에는 수습기간을 두는 것은 가능해도 최저시급을 무조건 보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업주들이 이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이를 악용해 근로자에게 최저시급을 주지 않는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이 애용하는 중개 사이트에서도 위법사항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으면서 근로자들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입학 이후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대학생 A씨(25)는 "1년 미만 단기 계약일 경우 수습기간에도 최저시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면서 "중개 사이트에서 대놓고 최저시급을 안준다고 하지 않아도 수습기간이 있다고 하면 대부분 최저시급을 주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A 중개 사이트 관계자는 "검수팀에서 위법사항을 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공고량이 많다보니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간혹 놓치는 부분이 있다"면서 "문제가 된 공고는 사후 검수를 통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아르바이트 권리 보장 현황'에 따르면 알바생 21.3%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저시급, 근로계약서 작성 등 기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알바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꼭 보장받고 싶은 권리'로 '최저시급'을 꼽은 답변이 25.9%로 1위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기본 권리인 최저시급을 보장받지 못한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다.
장성철 한국공인노무사회 노무사는 "업주들이 관련법에 대해서 꼼꼼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를 악용하는 업주들도 종종 있다"며 "정부 기관에서 업주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올바른 근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