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험 자산 회피 분위기에서 일본 엔화가 스위스 프랑화보다 훨씬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의 분석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가 2% 이상 하락한 당일 날, 대표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의 성과를 비교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프랑화가 엔화보다 확실히 성과가 좋았지만, 그 이후에는 엔화가 '단연코' 1위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엔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1.3%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프랑화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중 S&P500지수는 이틀 연속 2% 이상 급락했다. 분석가들은 "올 연말까지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위험 회피가 빈번해질 것"이라며 "눈에 띄는 안전한 통화는 오직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 분석가들은 위험 회피 현상의 진원지가 유럽이더라도 엔화는 프랑화보다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럽발 악재에서는 프랑화 성과가 당연히 우수할 것이라는 통념이 깨졌다는 설명이다.
분석가들은 2008년 이후 엔화가 최고 안전자산 지위를 갖게된 배경에 ▲크게 늘어난 엔화 숏포지션 ▲스위스 은행 규제 변화 ▲프랑화 대비 저렴해진 엔화 조달 비용 등을 꼽았다. 또 일본인의 해외 투자 자산이 스위스인보다 더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각 중앙은행의 외환정책 차이도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금융위기 이후 일본은행(BOJ)는 외환 시장에 단지 8거래일 만 개입했으나, 스위스국립은행(SNB)은 프랑화 강세를 견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개입해왔다.
분석가들은 "엔화 조달 비용이 저렴해져 전 세계에서 일본의 순 국제투자포지션은 최대가 됐다"며 "BOJ는 비(非)간섭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 회피에서의 외환 거래는 오직 엔화를 매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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