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文 대통령, 한·불 정상회담서 대북제재 완화 협력 당부"
유럽 순방 주요 목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진전
프란치스코 교황,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 정상과 회담
[파리=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 유럽 순방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성과에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4시 25분 경 프랑스 파리 오롤리 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 일정 동안 프랑스·이탈리아·교황청·벨기에·덴마크 등 5개국을 방문해 국제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유럽 정상들과 회담을 갖는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 면담이 백미로 꼽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 진전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일정이다.
이번 유럽 순방 일정 중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유럽의 전폭적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대한 진전이 주요 목표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청와대] |
◆ 르몽드 "한국은 유엔 안보리, 프랑스 설득이 필수"
文 대통령, BBC 인터뷰에서도 대북 제재 완화 언급
이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 관련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현지 언론에서 제기됐다.
프랑스 유력 일간 르몽드는 13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한불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협력을 당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몽드는 "한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유엔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으로선 유엔 안보리, 특히 프랑스를 설득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순방을 앞두고 실시한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대북 제재 완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평화 협상이 시작되고, 종국에는 비핵화의 완성과 동시에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서서히 완화하는 것까지 진지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서구사회가 의심을 품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는 추가 핵실험과 핵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서 핵을 생산하고 미사일을 발전시키는 시설 폐기,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전부 없애겠다는 것 전부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5공화국 헌법 제정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美, 北 완전한 비핵화 없는 대북 제재 해제 부정적
文 대통령, 향후 北 비핵화 진전 대비 분위기 조성 가능성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5.24 조치 해제' 발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는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등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제재 해제는 없다는 분명한 입장이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우리 정부가 대북 제재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향후 북한 비핵화 진전을 대비해 문 대통령이 유럽순방에서 프랑스·독일 및 EU 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에서 향후 북한 제재 완화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의견을 전하고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