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의 중국 위안화 하락 베팅이 거세다.
무역전쟁과 중국 실물경기 둔화 속에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7.0위안을 뚫고 상승, 위안화 가치가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인위적인 통화 가치 평가절하를 경고하는 등 양국의 관세 전면전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의 베팅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예탁청산기관(DTCC)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한 주 동안 환시 트레이더들의 위안화 신규 풋옵션 거래가 12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주 49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옵션 가격이 반영하는 달러/위안 환율의 7위안 돌파 가능성은 지난 3월 말 7%에서 최근 42%로 치솟았다.
역외 12개월물 위안화 선물은 달러 당 7.0582위안에 거래, 위안화가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음주 미국 재무부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환율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을 막아내지 못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전면전에서 중국이 수세에 몰리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이번주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국과 근본적인 이견을 지적, 중국 증시는 물론이고 위안화에 대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클로디오 파이런 아시아 외환 및 채권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데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도 위안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위안이 7위안 선을 뚫으면 위안화의 하락에 더욱 크게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주식시장의 급락과 자본유출 리스크 등 위안화 하락에 따른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라는 경고다.
홍콩 소재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폴 샤오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7위안 선이 뚫리면서 위안화가 가파른 하락을 지속할 경우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리는 한편 자본유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제조업과 IT에 집중된 미국과 무역 마찰이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수출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불만을 수 차례에 걸쳐 제기했다.
이번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안화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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