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위안화가 최근 6개월 사이 9%에 이르는 급락을 연출한 데 이어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7.0위안에 근접, 자본 유출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연이어 위안화의 추가 하락 전망을 내놓고 있어 중국발 금융시장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 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약보합을 기록, 6.9250위안 선에서 거래됐다.
월가는 위안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를 포함한 IB들이 일제히 위안화 약세 전망을 제시했다.
앞서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위안의 7위안 돌파를 예고한 바 있다.
위안화 하락 사이클의 초기와 달리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이를 용인하고 있다는 주장은 자취를 감췄다.
이보다 달러화의 강세 흐름과 트럼프 행정부와 극심한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 여기에 양국 통화정책의 탈동조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위안화 약세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위안화 하락 베팅이 급증, 달러/위안 환율을 더욱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 금융당국은 갖은 수단을 동원하며 달러/위안 환율 7.0위안 선을 방어하는 데 안감힘을 썼다.
중국 투자자와 기업들 사이에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콩 은행간 자금 시장에서 단기 금리가 가파르게 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홍콩 은행들 사이에 하루짜리 위안화 대출 금리가 9일 5%까지 폭등, 전날 1.745%에서 약 3배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1주일 만기 대출 금리 역시 7.6%까지 급등하며 1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주에 비해 무려 4%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융업계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 추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개입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단기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을 경우 외환시장 투기 세력의 위안화 하락 베팅 비용이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무역전쟁 속에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위안화 평가절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환율 불안정과 무질서한 위안화 하락은 중국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위안화 추가 하락은 중국 정부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라보뱅크의 마이클 에버리 아시아 태평양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위안화 하락으로 인해 미국과 마찰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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