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새로 설립된 단체·법인이 기존 단체·법인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했어도 직원들의 근로관계까지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아시아문화개발원 초대원장 출신인 이영철 계원예술대 교수가 소송 후신인 아시아문화원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아시아문화개발원과 아시아문화원 사이에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별개의 약정이 존재하지 않고, 아시아문화원 설립근거 법률인 아시아문화도시법에도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규정이 없다”면서 “이 교수의 근로계약상 지위가 아시아문화원에 포괄승계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데도 승계를 인정해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종전 법인의 해산 시까지 발생한 근로자의 임금이나 퇴직금 등 채무는 종전 법인의 의무에 해당하므로 근로관계 승계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 설립된 법인에 승계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sunjay@newspim.com |
1심은 이 교수가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무를 처리해 근로계약이라고 보기 어렵고, 주요업무 추진 일정 지체 및 기한 내 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계약해지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복직 시까지 보수를 지급할 의무도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이 교수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했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따르지 않고 해고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해지통보가 절차적·실체적으로 위법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일부를 제외한 부당해고 기간의 임금 1억1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아시아문화도시법 부칙에 별도의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 승계를 인정한 원심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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