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베 내각 19명 중 각료 첫 경험자 12명
자민당 임원 인사도 단행…요직에 측근 앉혀 개헌 준비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제 5차 내각(4차 개각)'이 오늘(2일) 오후 공식 출범한다고 NHK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19명의 각료 가운데 13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그대로 유임됐다.
아베 총리는 2006년 1차 내각에 이어 2012년 재집권을 통해 2차 내각을 꾸린 바 있다. 이후 2014년 12월 중의원 해산 후 열린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수를 넘기면서 3차 내각이 출범했고, 2017년 10월엔 제48회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하며 4차 내각이 탄생했다. 오늘 출범할 5차 내각은 지난 9월 20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관저에서 각료회의를 열어 사표를 정리하고 "여러분과 함께 생산성 혁명, 히토즈쿠리(인재육성)혁명, 일하는 방식 개혁 등 대담한 도전에 나서 성과를 얻었다"며 "함께 개혁을 한 동료로서 국민 성원에 답할 수 있도록 향후 아베 내각의 도전에 든든한 지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신속하게 체제를 구축하게 싶다"며 "확실한 토대 위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활약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내각 내정자 명단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와 스가 관방장관 외에도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담당상의 유임이 확정됐다. 또한 연립여당인 공명당 소속의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도 유임됐다.
5차 내각서 바뀐 인사는 13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이 첫 각료경험자다. 이는 2012년 2차 아베 내각(10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방위상에는 아소파 소속의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외무성 부상, 총무상에는 이시다 마사토시(石田眞敏) 전 재무성 부상이 내정됐다.
법무상에는 야마시타 다카시(山下貴司) 법무정무관이 기용됐다. 야마시타 법무정무관은 앞서 자민당 총재경선에서 아베 총리와 맞대결을 펼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이끄는 파벌에 소속돼 있다. 아베 총리가 당내 화합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부과학상은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자민당 총재특보가 기용됐다. 시바야마 특보는 아베 총리와 같은 호소다(細田)파벌 소속으로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지난 8월 15일 일본의 종전기념일 당시 아베 총리 대신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료는 납부하기도 했다.
후생상에는 기시다파의 네모토 다쿠미(根本匠) 전 부흥상이 발탁됐다. 그는 이번 입각자 가운데 유일하게 장관급 각료경험이 있는 인물로, 제2차 아베 내각에서 부흥상을 맡았다.
농무상엔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전 농무성 부상, 과학기술담당상·IT담당상엔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의원이 기용됐다. 국가공안위원장 겸 방재담당상엔 야마모토 준조(山本順三) 자민당 참의원 의원 운영위원장, 환경상에는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전 문부성 부상, 부흥상엔 와타나베 히로미치(渡邊博道) 전 경제산업성 부상이 입각했다.
오키나와북방상·일억총활약담당상·행정개혁담당상은 미야코시 미쓰히로(宮腰光寬)가 기용됐다. 지방창생상에 내정된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의원은 이번 내각의 유일한 여성멤버가 됐다. 그간 아베 내각엔 최소 2명 이상의 여성 각료가 포함됐으나 이번엔 1명에 그쳤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내각 각료들의 평균 연령은 63.4세로 지난해 8월 출범한 4차 내각보다 1.8세 많다. 40대 이하는 없다. 파벌 별로 살펴보면 아소파가 3명에서 4명으로 증가해 가장 많았으며, 니카이(二階)파가 1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아베 총리의 소속파벌인 호소다파벌은 4차 내각과 같은 3명이었다.
신임 각료들은 이날 오후 고쿄(皇居·일본 왕궁)에서 아키히토(明仁)덴노(天皇·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공식 업무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전엔 자민당 간부 인사도 발표됐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이 유임됐다. 또한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간사장대행도 유임됐다.
총무회 회장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발탁됐다. 총무회는 자민당 내의 상설 의사결정기구로, 개헌 논의를 논격화하려는 아베 총리의 노림수가 담긴 인사라는 분석이다. 개헌안이 국회에 제출되려면 총무회의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 아베 총리와 가까운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이 결정된 것도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선거대책 위원장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상이 기용됐다. 내년에 열린 참의원 선거와 통일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이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