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멕시코·캐나다서 美 자동차 수출 기업 부담 가중"
기아차 멕시코 공장 대미 수출 전략 수정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타결과 관련, 국내 자동차업계가 향후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른바 '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이후 미국의 자동차 협상은 이제 일본과 한국, 브라질 등에 집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ㆍUSMCA) 자동차 관련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역내부가가치 기준, 북미산 철강·알루미늄 구매요건, 노동부가가치 기준 등이 강화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최대 25%의 관세 협상을 진행중이다. 특히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아차가 직접 영향권에 들어 향후 대미 수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번 USMCA 무역 협정 개정을 통해 미국 등 3국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보복관세(최대 25%)를 물지 않고 미국시장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쿼터를 연간 260만대로 제한했다. 이 물량을 초과하면 관세 25%를 추가 부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 [사진=기아차] |
또 자동차의 관세 면제를 위한 북미 지역 부품 원산지 기준을 종전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의 40% 이상을 최저 시급 16달러(약 1만8000원) 이상 지급 사업장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즉 북미지역에서 미국시장 수출을 위해 인건비가 싼 멕시코와 캐나다로 생산기지를 외주화하는 전략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와 관련 현재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기아차가 직접 영향권에 들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아차는 지난 2016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연산 40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 29만대 규모로, 그중 60% 정도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번 미국과 멕시코-캐나다간 협정에 따라 향후 대미 수출비용이 올라가는 등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한국, 일본, 독일 등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도록 압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중에 기아차가 포함돼 있고, 부품 원산지 규정등이 향후 바뀔 것 같은데 세부적인 내용이 나와야 전략적인 판단을 할수 있을 것 같다"며 "새 협정의 틀 내에서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