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 유가가 최근 연일 고공행진 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집중됐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이번 주말 회동에서 추가 증산을 결정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것.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저장 시설[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파장이 가시화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강세에 대해 또 한 차례 OPEC을 압박하면서 산유국들의 회의 결과에 뜨거운 관심이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가 5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선을 NEFG고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70달러 선을 밟았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유가 급등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이란산 원유 구입을 강력하게 제한한 데 따라 이란의 산유량과 수출 물량이 급감한 것.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4~8월 사이 이란의 원유 수출이 하루 5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란의 산유량과 수출 물량이 앞으로 얼마나 감소할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말 회동을 앞둔 산유국들이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주 IEA의 조사에 따르면 6월 감산 합의 이후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을 하루 50만배럴 늘렸고, 러시아 역시 하루 25만배럴 확대했다.
추가 증산 여부를 고민하는 OPEC 석유장관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과 무역 마찰이 위험자산을 강타, 신흥국 주식과 통화에 이어 국제 유가에도 일격을 가했다는 것.
유가는 무역 전면전이 중국을 필두로 전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3차 관세 발표 이후 위험자산이 상승 탄력을 받는 가운데 유가가 큰 폭으로 뛰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OPEC에 유가를 낮출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이란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원유 공급을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EA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이 90일 이내로 공급할 수 있는 원유 비축 물량이 8월 일평균 269만배럴로 5월 대비 78만배럴 감소했다.
원유 공급 교란에 따른 충격이 발생할 때 유가가 가파르게 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 유가 급등에 대한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HSBC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원유 공급 시스템이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이란 제재에 따른 파장 이외에 저장 시설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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