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일부 연방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등 3차 정상회담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폐기 의향에 대해 의심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대북 압박 캠페인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19일(미국 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냈다는 징후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일 북한과의 거래에 추진력을 투사하려 했다며 이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의원, 전문가들과는 대조적이라고 보도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19일(한국시간 기준) 북한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이후 트위터에서 "북한은 비핵화에 한참 못 미치는 조치로 미국에 양보를 원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 반갑다. 최대압박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2018.09.19 |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회담 이후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피해를 본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수해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과 한국에서 매우 좋은 뉴스를 받았다. 그들은 만났고, 우리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또 "적어도 개인적 기반에서 볼 때 관계는 매우 좋다. 매우 진정돼 왔다"며 "우리는 대화하고 있다. 그도 차분하고, 나도 차분하다.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후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선언문에는 미국이 6.12 북미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들을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이런 제안이 "군축을 흉내 내는 제스처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은 이전에도 동창리 엔진시험대를 폐기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며 "이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참관인 허용은 새롭지만, 북한은 핵시험장과 관련해 비슷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기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영변 제안은 더 흥미롭다"며 김 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 의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한 아주 막연한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그 약속을 이행한다해도 많은 전문가는 북한이 강선과 다른 농축시설을 유지하면서 협상용으로 내놓기 위해 영변 농축시설을 건설했다고 볼 것이라며 "따라서 이러한 조치는 군축과 유사한 제스처이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제약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CNN이 인용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말 유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안을 주제로 놓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한국(남한)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조치 대 조치(step-for-step) 절차' 약속에 입각한 거래(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북 강경파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앞서 문 대통령의 평앙 방문이 미국의 비핵화 달성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에서 한반도를 담당했던 민타로 오바 민타로는 남북 관계의 급속한 개선이 미 국무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평화와 바로 옆 이웃의 안정을 우선하는 서울과, 비핵화에 압도적으로 초점을 두는 워싱턴 간 관점의 오래된 미스매치에서 나온 역학(dynamic)'"이라며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이 분단된 나라가 어떻게 스스로 새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세계에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는 이제 '공'이 워싱턴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미국진보센터(CAP)의 마이클 퓨크스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을 폐쇄할 의향이 정말로 있고 사찰단을 허용한다면, (비록) 단지 부분적인 조치이긴 하나 이는 진정한 진전이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얻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큰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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