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국채 수익률이 또 한 차례 월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3.09%까지 오르며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한편 그 밖에 장단기 수익률이 일제히 가파르게 뛴 것.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3차 관세를 빌미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되는 한편 국채 숏커버링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각) 장중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9%까지 오르며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리 역시 0.93%를 기록해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2년물 국채 수익률도 2.8%를 훌쩍 뛰어넘으며 과거 2008년 기록한 고점을 뚫었고, 30년물 수익률도 4bp(1bp=0.01%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3.23%에 거래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규모 추가 관세를 발표한 뒤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에 투자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는 무역전쟁 리스크가 재점화,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가 세력의 10년물 국채 숏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가운데 채권 구루로 통하는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를 포함한 투자가들은 숏커버링이 쏟아지면서 수익률이 밀릴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채시장이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우려했던 수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데다 최근 투기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가 내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와 12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일부 트레이더들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과 실질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에 이른 만큼 향후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피터 치르 아카데미 증권 매크로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까지 10년물 국채 수익률 2.9% 내외에서 안주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몇 주 사이 10년물 수익률이 3.25%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테랑 채권 매니저로 통하는 댄 퍼스 역시 10년물 수익률이 연말까지 3.45~3.50%까지 뛴 뒤 2년 이내에 4.0% 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건드라크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0년물 3.0% 돌파에 이어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3.25% 선을 뚫고 오르면 국채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금리 향방은 인플레이션 지표에 달렸다는 의견도 나왔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가 얼마나 뚜렷한가에 따라 국채 수익률 등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TD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실질 금리 0.93%는 매력적인 진입 포인트라고 주장하고, 국채 수익률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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