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케이뱅크의 특별의결권 확보 등 독자 경영권 추진
유상증자와 구주인수... 우리은행, KT와 협력관계 지속 원해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KT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단독 경영권을 가질 전망이다. 수천억원 유상증자와 20개 주주들의 구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식이다. 케이뱅크는 자본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금융당국의 영업허가(2016년12월)를 받은 지 2년여만에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오는 2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여야가 합의한 만큼 법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특례법은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을 현재 최대 10%(의결권은 4%)에서 34%로 늘렸다. 아울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제외하나 ICT 또는 전자상거래업이 50% 이상이면 허용’ 항목을 시행령에 반영해달라고 부대 의견에 넣기로 했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가 완화되면서 ‘케이뱅크’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ICT기업에만 은산분리를 완화해주기로 하면서 KT는 그토록 원하던 케이뱅크의 단독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신주발행과 구주인수 등 유상증자로 현재 지분율 10%를 최대 34%로 확대할 수 있다. 이 정도 지분이면 M&A(인수합병) 등 경영에 중대사안을 의결할 수 있는 특별의결권(지분율 3분의1)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유상증자 등 20개 주주들의 이견으로 가로막힌 사안도 독자 경영권 확보로 풀어낼 수 있다.
KT는 현재 케이뱅크 지분 10%를 갖고 있지만 의결권은 4%만 행사할 수 있다. 케이뱅크 이사회도 각 주주가 추천한 7명의 이사가 한 자리씩을 나눠 갖고 있다. KT는 자산의 ICT서비스와 은행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해 케이뱅크의 설립을 주도했다.
현재 자본금 3800억원에서 8000억~1조원으로 늘리는 유상증자가점쳐진다. 케이뱅크 설립 당시 KT가 추정한 초기 필요 자본금이 8500억원이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1조3000억원이다.
또한 자산 8조~10조원은 돼야 은행으로서 최소 수준의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현재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감독당국의 경영감시 수준인 10%대로 떨어지며 빚어진 대출영업 중단 사태도 곧 해결될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KT가 지분을 확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은산분리 완화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시행령 발표, 주요주주와 협의 및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심사의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지분 각각 13.79%, 10%를 보유한 주요 금융사 주주들은 케이뱅크의 경영권은 관심이 없고, 큰 고객사인 KT와의 협력적 파트너십을 이어가기를 원하고 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