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세CMK, 병원 환자급식장비 배선카 '해피카트' 공급
CJ프레시웨이 "독점시장에 우수 중기 '대륭' 판로지원"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중소기업이 2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병원 환자급식장비 시장에 CJ프레시웨이가 진입해 해당 중소기업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병원 환자급식장비인 배선카를 생산하고 있는 명세CMK의 김종섭(사진)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비전문기업인 주방설비업체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맺은 후 배선카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섭 명세CMK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자사 배선카 제품 '해피 카트'를 가리키며 "모 대기업의 병원 배선카 시장 진입으로 경영위기에 처했다"며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
김종섭 명세CMK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 대기업의 병원 배선카 시장 진입으로 경영위기에 처했다"며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이민주 기자] |
김 대표는 "배선카라는 개념조차 없던 1997년 이 분야에 뛰어들어 4년6개월간의 혹독한 기술개발과 제품성능을 검증받아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회사 자체 브랜드인 '해피 카트'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명세CMK는 국내 병원을 포함해 400여곳에 해피 카트 4000대 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연매출액 40억원 가량이며 임직원은 26명이다.
김 대표는 "수년전 모 대기업이 배선카에 대해 문의를 해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비에 관한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했다"며 "시장 규모가 40억원대에 불과한 배선카 시장에 모 대기업이 진입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경영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대기업은 여기에다 중국산 저가 제품을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와 헐값에 기존 우리의 주요 거래처에 납품하면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며 "기술유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명세CMK의 배선카 제품. [사진=명세CMK] |
CJ프레시웨이는 지난 3월 주방설비 전문기업인 대륭과 병원용 배선카 개발ㆍ생산 및 브랜드 출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는 대륭에서 개발 생산한 배선카의 영업과 브랜드 관리를 담당한다.
명세CMK는 1994년 설립돼 환자식 온ㆍ냉 배선카만을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밥ㆍ국 등 보온이 필요한 음식은 따뜻하게 보관하고, 반찬ㆍ음료수 등 냉장이 필요한 음식은 차갑게 보관할 수 있는 환자 급식 장비(배선카)를 개발해 선보였다.
2007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 동남아, 중동, 유럽 등 해외 대형병원 40여곳에 600대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기업의 이런 영업 행태는 상생 경영이라는 사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20년 넘게 배선카 한 제품에 전념해 온 중소기업이 보호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프레시웨이측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우수 중소기업(대륭)의 판로 확대를 위해 배선카 시장에 참여했다"며, "국내 배선카 시장은 특정 회사에 의해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륭과 같은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한다면 제품 가격이 대당 400만~500만원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CJ프레시웨이는 배선카를 제조 생산하지 않으며, 대륭이 제작한 배선카를 판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