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팽배 거래량 4년만의 최저치
PER 역대 3번째 최저구간, 저평가 주목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중국 증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12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2656.11포인트로 또다시 연내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가수익비율이 역대 최저치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중장기 가치투자의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년간 상하이지수 추이 [캡쳐=텐센트증권] |
◆ 무역전쟁 지속에 거래량 줄고, 주가수익비율도 급락
12일 상하이 선전 증시 거래량 합계는 2177억 위안으로 지난 2014년 8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상하이지수가 연 고점 대비 25%나 하락해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A주 증시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관세 확정발표를 미루는 상황에서 증시 위축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2670억 달러 상당의 추가 과세를 부과할 준비가 됐다며 엄포를 놓았고, 중국도 즉각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국증시는 특히 불확실성 회피 성격이 강하다면서, 거래량과 주가지수의 동반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일 평균 거래액이 2000만 위안도 되지 않는 종목이 1362개로 전체 A주 증시의 39.5%에 달할 정도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前) 인민은행장 역시 무역전쟁과 함께 최근 터키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 신흥 시장주가 하락을 언급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중국 A주 증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역대 3번째로 낮은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 A주 주가수익비율은 지난 2008년 14배, 2014년 12배로 낮아진 뒤 올해 9월 14.3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통상 주가수익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 돼 있음을 뜻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종목도 283개로 전체의 8%까지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부동산(33개) 교통운수(26개) 화학공업(17개) 무역(17개) 등에 저PBR 종목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 ‘A주 저평가, 가치투자 기회’ 의견도
주요 기관들은 단기적 조정 이후 주가 반등을 기대하면서 저PER 고배당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사회과학원 상장사연구센터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주가수익비율이 역대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 반면 상장사 실적은 양호한 편”이라며 “가치투자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레버리지 축소로 인해 기업 펀더멘털도 튼튼하다고 덧붙였다.
안신(安信)증권은 먼저 “2000억 달러 고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 관련 미국의 추가 조치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받더라도 불확실성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개인소득세 수정안 등이 발표되면서 증시 부양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유동성 측면에서 안신증권은 “금융당국이 단기 유동성은 흡수하고 장기 유동성은 공급하면서 시장 안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하이퉁(海通)증권은 “A주 개인투자자 비중은 40.5%로 미국(4.1%)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무역전쟁 등 이슈로 불안정한 증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당국의 유동성 공급과 규제 완화 시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며 “현재 A주 지수가 필요 이상으로 눌려 있으나 반등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