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오랜 기간 이어져...에너지 업종 수혜 전망"
"인도 주식시장 가격 많이 올라 있다는 점 유의해야"
"중국 우량 국유기업 눈 여겨 보는 종목"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아시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종목 선정과 액티브한 운용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게리 모나한 피델리티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주식 시장 및 거시경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지난 2016년 아시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선진국보다 싸고,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을 기피할 때 ETF 투자만으로도 저평가된 시장이 상승하는 수혜를 누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 아시아 시장 전체의 경제성장 전망을 낙관할 상황이 아니기에 조심스러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리 모나한 피델리티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주식 시장 및 거시경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피델리티자산운용] |
모나한 디렉터는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 요인과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 시장에는 미국 달러가치 상승, 무역전쟁, 전 세계 경제성장 전망 둔화 등의 위험 요인이 있다"며 "액티브한 운용과 종목 선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내려간 이유는 자금 이탈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주식시장이 선진국 주식시장보다 성과가 떨어져 연초와 비교하면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는 흐름이다.
그의 투자 포인트는 선택과 집중이다. 아시아의 모든 주식시장에서 모든 업종의 주가가 빠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다. 모나한 디렉터가 좋게 보는 업종은 에너지다. 유가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 에너지 업종이 수혜를 누릴 것이란 진단이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에너지 기업의 실적 좋아집니다. 요즘 원유 생산업체를 만나면 신규 생산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죠. 10년 후 전기차가 보급되면 원유 수요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생산업체들이 신규 시설 투자를 하지 않아 원유 공급량이 많지 않지만, 아직 수요는 줄지 않았습니다. 이런 수급 때문에 원유 강세가 예상됩니다."
인도 주식시장에 대해선 섣불리 낙관하지 않았다. 지금 인도가 매력적인 시장인 것 맞지나 위험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모나한 디렉터는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게 인도"라며 "젊은 인구가 많고, 이 인구가 앞으로 부유해지면 많은 소비 여력을 갖출 수 있으며, 인프라 투자 수요도 있어 15년 전 중국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GDP 성장률과 임금 성장률 7% 수준을 기록하고, 기업 심리도 좋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인도 주식시장의 가격이 이미 많이 올라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도가 다음 단계의 성장을 이어가려면 투자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루피 대비 달러 강세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무역 수지 부담과 그에 따른 소비자 물가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문제 등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국유기업들도 눈여겨 보는 종목이다. 국유기업 중에서도 보유 현금이 많고 투자 성과를 내는 우량한 기업들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
모나한 디렉터는 "경영 구조를 바꾸고 주주 환원 정책을 신경 쓰는 국유기업은 밸류에이션 배수가 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경영 구조 개편으로 자본 이익이 늘고, 배당을 통해 마진을 확보할 수 종목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1일 기준 피델리티 아시아펀드 국가별 투자 비중 [자료=피델리티자산운용] |
그는 아시아 시장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에게 피델리티 아시아 펀드를 추천했다. 피델리티 아시아 펀드는 25~35개 종목으로 구성한 압축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구한다. 지난달에는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 모나한 디렉터는 "최근 투자자들이 중국을 선호하지 않는 상황이라 밸류에이션이 내려왔다"며 "이를 활용해 매수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