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회사 등 근무 경험으로 시각자료 등 활용해 재판 준비 '강점'"
"이주노동자 봉사 등 경험으로 사회 보탬 되고자 전직 결정"
"법률 분쟁 예견될 땐 증거수집·변호인 조언 잊지말아야"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법정에 삽화 한 장이 등장했다. 삽화 아래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눈 대화도 고스란히 재현됐다. 마치 영화나 광고촬영을 위한 그림대본을 연상시켰다. 해당 자료는 특수강간 사건에서 양측이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별다른 증인도 없는 상황에서 판사에게 보다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변호인의 묘수였다.
윤예림 변호사가 과거 맡았던 한 사건에서 제출한 준비서면. [윤예림 변호사 제공] |
이처럼 한 눈에 알아보기 쉬운 시각자료를 법정에서 제시하기로 한 건 윤예림(39·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활 대표 변호사다.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윤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성폭행이나 특수강간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둘만 있는 상황이라 재판장이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사건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시각자료를 준비했다"며 "아쉽게도 재판에서 이기지는 못했지만 당시 재판장께서 자료를 보시고 고개를 끄덕이셨고 의뢰인도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윤 변호사는 "재판 준비과정에서의 꼼꼼한 기초 조사와 정리, 또 이를 재판장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내는 능력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아이디어는 변호사가 되기 전 평범한 회사 생활이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예림 법률사무소 활 변호사. 2018.09.05 leehs@newspim.com |
"변호사가 되기 전 리서치 회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두 업무 모두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를 갖고 있죠. 그러다보니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의뢰인들의 주장을 꼼꼼하게 듣고 이를 정리,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해 준비서면을 만들어 철저하게 변론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차별화된 변론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 5년여 간의 회사생활을 뒤로한 채 남들보다 뒤늦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건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제가 하는 일이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원을 다니면서 이주노동자 관련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두게 된 거죠.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공익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윤 변호사는 실제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공익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시 공익변호사단 활동을 시작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서울시와 서울지방변호사협회 공동 주관하는 철거현장 인권지킴이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밖에 대한변호사협회 장애인법률지원변호사단과 변호사명예교사 등도 맡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예림 법률사무소 활 변호사. 2018.09.05 leehs@newspim.com |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러 사건들을 접하다보니 법조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게 아쉬운 상황도 많았다.
정황이 거의 확실해도 증거가 없어 자신의 주장을 윤 변호사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억울하다'며 찾아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증거싸움'인 재판에서 이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증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어떤 관계에서든 법률 분쟁이 생길 기미가 보이면 반드시 문서나 녹취 등 증거 수집을 먼저 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반인들이 판단했을 때 작은 사안이라도 분쟁 상황에 휘말린 처음부터 법률 지식에 능통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반드시 받고 상황에 대처해야 "추후 재판 등에서도 최대한 자신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