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6조 매수 vs 국내투자자 733억 순매도
외인, 펀더멘털 믿고 '베팅'...국내 금융사 '보수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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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헤알화 가치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 이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브라질 채권을 매도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도리어 대량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브라질 재무부(Tesouro Nacional)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외국인 채권 보유잔액이 4533억헤알(12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 수준이다. 직전월 4305억헤알(116조원)에 비해 228억헤알(6조1512억원) 늘어난 것이다. 또 브라질중앙은행(BCB, Banco Central do Brasil)이 집계한 지난 7월 브라질 국내 전체 채권 매수액 68억달러(7조6024억원)의 80%에 달한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연일 매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한달간 국내 투자자들은 4억9766만헤알(1343억원)을 매도하고, 2억2247만헤알(600억원)을 매수했다. 즉, 2억7158만헤알(733억원)을 순매도한 것. 특히 헤알/원 환율이 300원 아래로 떨어지자 매도가 집중됐다.
브라질국채 10년물은 연초 10.23% 출발해 현재 12.36%로 상승했다. 이 기간 헤알/원 환율은 322원에서 269원까지 16.4% 떨어졌다. 브라질채권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헤알 약세에 따른 환 손실, 이자 수익 등을 모두 합산하면 연초이후 17% 손실이 났다.
브라질 채권은 7개 증권사(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조4797억원이 중개됐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외국인들은 브라질 채권의 가격 하락을 최적의 투자 기회로 판단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브라질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계속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많이 올라간 건 사실"이라면서 "지난 5월 트럭파업의 영향으로 지표부진이 나타났지만, 브라질 국가 펀더멘털은 상당히 견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겐 투자의 근거가 마련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글로벌 무역 분쟁에도 브라질 수출입 데이터가 크게 나빠지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브라질 정책금리는 3월 이후 줄 곧 6.50%를 유지중이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단기 악재로 판단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장기채 비중을 크게 늘렸다"면서 "향후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장기채 매수 규모 확대를 결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브라질 장기채권(NTN-F) 보유잔액은 7월말 기준 2032억헤알(5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외인 보유채권 중 54.1%로 직전 6월말 기록한 50.3%(1971억헤알, 53조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2016년 2월 기록한 54.58%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같은 엇갈린 행보에 투자자들의 배경엔 국내 금융사와 해외 금융사의 시각이 상반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 템포 쉬어 가야 할 브라질'(KB증권), '추가 매수는 이르다'(NH투자증권), '10월 선거 전까지 관망 필요'(한국투자증권), '대선 관련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NH투자증권)' '보수적 대응 필요(KB증권) 등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쏟아냈다.
이와는 정반대로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회사 뱅가드그룹(Vanguard Group)은 "해외발행채권 가격의 큰 폭 조정으로 우수 등급채 위주의 저가 매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브라질 채권을 지목했다.
또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 핌코(Pimco)는 "달러강세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만큼 멕시코, 브라질 등 유가상승 수혜국 선호한다"는 의견과 함게 브라질 채권을 매수 1순위에 올려놨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