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민간이 집계한 지난 8월 중국의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14개월 만에 최저치로 둔화했다. 수출 판매가 5개월 연속 줄었고 감원 규모는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시장정보 제공업체 마르키트는 지난 8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6으로 직전월인 7월 50.8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자료= 차이신 마르키트] |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은 넘어 15개월 연속 확장세는 유지했으나 2017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위 항목 중 생산이 완만하게 개선됐으나 다른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왔다.
차이신 산하 CEBM의 종정셩 거시경제 분석 책임자는 "제조업이 여전히 안정적인 공급 사이드(부문)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 속에 둔화세를 이어갔다"며 "부진한 수요 속에 안정적인 공급은 유지될 수 없을 것 같다"고 논평했다.
이어 "게다가 고용 상황의 악화도 소비 증가세에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명백한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기 전부터 압박을 받았다. 규제 당국이 금융 위험을 차단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부채 단속에 나서자 차입 비용이 올라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어려워졌고 채무불이행(디폴트) 건수는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수출 주문이 둔화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무역 분쟁의 심화가 이같은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가 중국 공장들로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하위 항목 중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신규 수출 주문지수는 지난 8월 48.8로 지난 7월 48.4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위축 국면을 유지했다. 국내외 신규 사업은 지난 8월 2017년 5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증가했다.
지난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PMI에서 수출 주문 감소가 확인됐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PMI는 중국 대형 국영기업이 조사 대상인 반면, 차이신과 마르키트가 내놓는 PMI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민간기업이 대상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차이신과 마르키트의 설문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지난 8월까지 약 5개월째 직원 급여를 삭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8월 한 달간 감원 규모는 1년 여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비용 증가와 수요 둔화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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