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최측근의 유죄 여파로 탄핵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유권자들의 초점을 국내 문제에서 무역전쟁으로 전환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등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과거 최측근 두 명의 법적 폭탄 선언을 연달아 맞았는데 하나는 8건의 중범죄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폴 매너포트 2016 대선 캠프 선대위원장과 8건의 혐의를 인정한 마이클 코언 변호사다.
특히 코언이 대선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의 지시를 받고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두 명의 여성을 '입막음'을 하기 위해 돈을 지급했다는 주장은 대통령을 범죄를 계획한 이로 전락시켰다.
두 사례는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만일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다수석을 뺏길 경우 트럼프에 강력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즈호 은행의 경제전략 팀장인 비시누 바라단은 CNBC에 "트럼프는 국내 정치적 압박 속에서 정치적 이익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공통적인 적"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지를 얻을 순 있겠지만 이는 관세로 이미 고통받고 있는 기업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對)중 무역 압력을 높여 유권자의 관심도의 '분산과 통합(distract and consolidate)'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국내 관심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것을 기업들이 찬성하고 있지 않는 점을 감안해 정치적 이익에 해가 되지 않는 선을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전환점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큰 위험성'이 따른다"며 고조될 데로 고조된 양국 간의 분쟁이 식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마로는 "(최근의) 미중 무역협상 대화에서 가장 큰 가치는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이다. 만일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정치적 전환으로 이용한다면 앞으로 이러한 작은 탄력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국내 골칫거리들이 꼭 미중 무역전쟁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밀켄연구소의 큐리스 친 아시아 연구원은 트럼프의 문제가 무엇이든지 간에 무역 갈등은 심화되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강경한 자세를 취하면서" 그의 선거 공약인 "공정한 교역"을 지키려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신을 둘러싼 문제로부터 유권자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든, 단순히 선거 공약을 지키려는 것이든지 간에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중간선거에서 꼭 표심을 얻어야 하는 세 개의 주(펜실베이니아, 텍사스, 일리노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NBC뉴스와 여론조사 업체 마리스트가 지난주 유권자들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가 관세는 소비재 가격을 올리고 국내 경제에 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일자리를 보호하고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불과 28%이며 이에 반대한 유권자 비중은 46%였다. 보수 성향의 텍사스에서도 약 40%가 관세정책에 반대했으며 일리노이주는 4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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