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링크’ 출시로 시장 판도 변화
카카오·SK텔레콤도 보상형 블록체인 준비중
플랫폼 강화 핵심, 브랜드 충성도 향상 주목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업(ICT)들이 이른바 '리워드코인'(RewardCoin)으로 불리는 보상형 블록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기 위험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 진출 대신 자사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여 전방위적인 융합사업 플랫폼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3일 네이버(대표 한성숙)에 따르면 라인의 암호화폐 ‘링크’는 라인 생태계 내에서만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제공되는 일종의 ‘리워드코인’이다.
리워드코인은 쉽게 말해 일종의 고객 마일리지다.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만 코인 형태의 '보상'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를 각종 서비스 요금 결제에 사용하거나 또는 아이템이나 상품등을 구매할 때 사용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해킹이 불가능한 코인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관리가 용이하다. 고객들은 마일리지처럼 소멸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라인은 총 10억개의 링크를 발생, 이중 8억개를 서비스별 유저 보상 정책에 따라 분배하며 사용자는 라인 서비스내에서 사용하거나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다.
라인 암호화폐 '링크' 운영 프로세스. [사진=네이버] |
눈에 띄는 건 규제 당국의 승인 전까지 링크의 거래 및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라인은 자금조달을 위한 암호화폐공개(ICO)도 하지 않는다. 추후 변화 가능성은 있지만 현시점에서 링크는 라인 ‘플랫폼’에서만 쓸 수 있는 보상형 블록체인 툴(Tool)으로 정착시킨다는 의도다.
ICO를 배제한 보상형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는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그라운드X(대표 한재선)’를 주축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중이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은 4월 개최한 미디어 설명회에서 블록체인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스마트업 및 중소기업의 ICO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주요 ICT 기업들이 범용 암호화폐가 아닌 보상형 블록체인(코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자사 플랫폼 안에서 활용 가능한 코인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링크를 발행한 라인의 모바일 메신저 월간이용자수(MAU)는 1억6400만명에 달한다. 왠만한 국가 시장에 달하는 규모다. 카카오톡 MAU도 5011만명을 넘어섰으며 SK텔레콤 가입자는 국내 1위인 2400만명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로 중심으로 쇼핑, 유통,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이동통신과 함께 IPTV, 스마트홈 등 융합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특히 이동통신과 인터텟, IPTV 등을 결합상품으로 묶어 혜택을 늘리는 중이다.
즉 자사 고객층을 견고하게 유지할수록 수익성과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집토끼’만 누릴 수 있는 리워드코인 혜택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흐름과 투기 위험성도 보상형 블록체인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다.
2000만원대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이 800만원선에 머무르는 등 주요 암호화폐는 여전히 폭락을 거듭중이며 ICO를 막는 등 정부 역시 여전히 암호화폐 투기 위험성을 높게 보고 있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무리하게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희박해진 상황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대기업들이 투기 자본이 몰리는 ICO가 아닌 자체적인 플랫폼 강화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건 시장 전체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블록체인을 통한 비용 절감과 보안 강화, 그리고 기존 시장 구조를 간소화 하는 등 효과가 클 것이며 무리한 ICO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경제에 주는 충격도 적다. 보상형 블록체인 형태의 시도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