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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인상 어렵다...금리차 확대돼도 자본유출 없다"

기사입력 : 2018년08월31일 17:18

최종수정 : 2018년08월31일 17:18

고용부진, 무역분쟁, 신흥국 불안 등으로 금리인상 어렵다
"한미 금리차 벌어져도 자본유출 없을 것" 한목소리

[서울=뉴스핌] 김지완 민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고용부진과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신흥국 불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금리차가 확대돼도 자본유출 우려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한은 금통위는 31일 본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두 달 연속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 "연내 금리인상 어렵다" 한목소리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계속 동결로 보고 있다"면서 "고용이나 무역분쟁 이슈가 완화돼야 하는데 현재 완화될 만한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연말에 한번 올리느냐 안올리느냐가 남았다"면서 "9월 연준이 금리 올려도 미국장기금리가 오르지 않고 안정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은에서 다시 동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연내 금리인상이 어려워졌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도 좋지 않고, 한국은행 물가가 2% 접근이 연내 힘들 것 같다"면서 "현재 미국 경제가 너무 좋은거는 사실인데 갈수록 미국 경제지표도 둔화될 조짐이 보일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미국 경기 정점의 근거로 씨티그룹에서 발표하는 경제심리지수(ESI, economic surprise index)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ESI를 보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경기 정점에 다가왔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심리지수는 씨티그룹에서 만든 지표로 최근 세계 경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활용되고 있다. ESI는 '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제지표들이 투자자 전망치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0'을 밑돌면 전망치보다 더 나쁘다는 것인데, 최근 ESI는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연내 인상을 주장한 전문가들도 가능성을 낮게 봤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약한 근거지만 금융이 안정되고 대외여건이 호의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며 "정책여력 확보를 위해 11월 1회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한국은행에서 물가가 하반기 후반부에 반등할 것이라는 견해를 강조해 금리 인상 가능성의 불씨를 살렸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재개 시점은 4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 시기도 계속 뒤로 밀리는 양상이다. 김지만 연구원은 "현재로선 금리인상 시점으로 내년 하반기를 보고 있다"며 "올 하반기 자동차 관세, 미중 무역분쟁, 우리나라 고용 등도 같이 봐야하기 때문에 상반기도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쉽지 않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급기야 금리인하 전망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김영익 교수는 "내년에는 내려야 한다. 왜 우리가 금리 인상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내년, 내후년 갈수록 세계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가장 좋은 미국마저 이제 경기 정점찍고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전 세계가 통화정책 완화기조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 "금리차만으로 자본유출 일어나지 않아"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지만 연구원은 "3달간 주식시장에서 5조원가량 빠지고 채권시장에는 10조원 이상 들어왔다. 한미 금리차로 자본유출 그 연결 고리는 미국만 보면 안된다는 생각이다"면서 "미국만 제외하면 금리 인상 활발하게 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우리만 역전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말에는 100bp, 내년에는 150bp 이상 차이가 난다. 신흥국 중 터키, 인도네시아 등등 우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데 광범위하게 확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자본유출 우려는 없을 것"면서 "자본유출은 보다 큰 충격이 와야 생길 것이다. 한은 보고서도 금리차 때문에 자본유출 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최배근 교수는 "유럽계·일본계 자금은 연말까지는 유출 가능성이 없다. 미국계 자금은 채권자금에서는 이미 상당히 이탈했다고 본다"면서 "주식자금은 금리보다는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교수는 "올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됐지만 채권시장에서 오히려 13조원 가량 순유입 됐다"면서 "금리차가 별로 영향을 안줬다는 증거다. 실제로는 이런 명목금리차보다는 실질금리차가 더 중요한데,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실질 금리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물가가 2% 넘었는데 우리나라는 7월 1.4%다. 물가상승률은 우리가 더 낮아서 실질금리가 더 높다. 그래서 자본이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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