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들, 태평양 섬나라 주재 공관 확대하고 외교 인력 충원
중국, 태평양 일대에서 호주에 이어 2위 기부국
서방, 일부 태평양 국가들 중국에 지나치게 많은 부채 있다고 우려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호주·프랑스·영국 등 서방국들이 태평양 연안국에 외교 공관을 신설하고 인력을 충원하며 섬나라 정상들과 적극적으로 외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인구 밀도도 높지 않은 태평양 섬나라를 두고 서방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이들 섬나라들이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표결권이 있고 방대한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 할인대출과 기부 등의 형식으로 13억달러(약 1조4450억원)를 쏟아 부으며 호주에 이어 2위 기부국이 됐다. 이로 인해 서방국들 사이에서는 일부 작은 섬나라들이 중국에 지나치게 많은 부채를 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심화됐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호주·뉴질랜드는 경제 원조를 늘리고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2년 간 팔라우·미크로네시아·피지 주재 외교관 직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호주는 수주 내로 투발루 담당 첫 고등판무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영국도 2019년 5월 말까지 바누아투·통가·사모아에 고등판무관실을 신설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초 태평양 연안국 정상회의를 계획하고 있다.
한 미국 관료는 “태평양 국가들에게 미국의 존재를 각인시켜 (중국 외에도) 도움을 받을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들에게 주는 것은 자금만이 아니다. 피지는 올해 말까지 중국으로부터 수로선을 지원받아 해저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태평양 섬나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는 것이다. 서방 외교관들은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 중 경제 규모가 큰 피지부터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 풀이했다.
이에 서방국들도 군사 관계 강화에 나섰다. 내주 파푸아뉴기니·피지·통가는 미국·프랑스·일본과 함께 호주 북부 연안에서 2주 간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안드레아 톰슨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은 광범위한 수역을 포함하므로 해군이 강해야 국가 방위도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라우 섬 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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