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미국과 함께 대(對) 러시아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21일(현지시각) 촉구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연설문 발췌에 따르면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으며, 영국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러시아가 국제규범을 지키도록 EU가 압박을 가중해야 한다고 연설할 예정이다. 헌트 장관의 이번 워싱턴 연설은 지난 7월 취임 후 가지는 첫 번째 대외 연설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영국은 EU에 러시아를 포괄적으로 제재함으로써 미국에 힘을 보태 동맹국들이 더욱 나아가길 촉구하는 바다. 이는 (독살사건이 벌어진) 영국 솔즈베리에서 크림반도 운명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한 목소리로 범죄를 규탄하고 이에 대응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과 EU 미국 정부는 3월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부녀 암살 시도 배후가 러시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혐의를 부인했다.
미 국무부는 이달초 이 사건을 언급하며 러시아에 국가 안보 관련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또 러시아가 더이상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신뢰할 만한 약속을 하지 않을 경우 더 강경한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EU는 지난 6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과 관련해 대러시아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으나, 솔즈베리 사건에 관한 별도 제재는 부과하지 않았다. 일부 EU 회원국은 러시아를 강력 비난하고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했다.
헌트 장관은 또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에 "경제력엔 책임감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러시아-크림반도 합병과 화학무기 사건에 대한 EU의 침묵을 비판하는 등 영국이 세계질서에서 본 여타 위협들을 이날 언급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22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 관료들과의 회담이, 23일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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