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미국 정부가 음성 메시지를 도청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메신저 암호를 풀 것을 요구했다고 1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로고.[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정부는 "법무부에서 용의자의 대화 내용을 듣고 범인수색을 쉽게 하려면 페이스북 메신저 암호를 풀어야 한다. 페이스북이 감청 요구를 수행하지 않아 법원을 모욕하고 있다"고 요청했다.
페이스북은 정부 요구에 반대하며 "메신저 앱 내 음성통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암호화돼 있어 통화하는 두 당사자만 대화에 접근할 수 있다. 일반 문자 메신저나 지메일은 고객 맞춤 광고를 내보내는 데 사용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암호가 풀려있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페이스북은 "문자 메신저라면 정부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음성 메시지는 모든 정보가 서로에게 직접 전송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정부 요구대로 감청을 하려면 모든 메신저 사용자의 코드를 다시 작성해 암호를 풀거나 정부가 조사하려는 용의자 계정을 해킹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스테판 라슨(syephen Larson) 전 판사 및 연방 검사는 "정부가 통화 내용을 감청하려 할 때는 최소한 증거를 구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이라도 입증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정당한 수색을 허용하고 있고, 상황이 적절하다면 기업 측에서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정부 편을 들었다.
반면 앨버트 지다리(Albert Gidari) 스탠퍼드대 로스쿨 인터넷사회센터 보안담당 교수는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2006년 '유선전화 업체는 경찰의 도청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구글 행아웃, 페이스북 메신저 등 기본 전화시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메신저 플랫폼은 예외"라고 못박았다.
법원이 정부의 메신저 감청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정부는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애플 등 다른 IT 회사들로부터 암호화된 데이터의 해체를 요구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는 대형 메신저 앱 왓츠앱(WhatsApp)도 정부의 간섭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미 법무부는 IT 기업들에게 소프츠웨어를 암호화되지 않은 정보로 다시 작성해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경찰과 법무부의 압박에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IT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