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앞다퉈 진출·한투, 인니 운용시장 진출 모색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증권사들이 최근 해외시장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 자산운용사 인수에 나섰다. 현재 운용사 매물 5~6개를 두고 스크린중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 인수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운용사 인수는 아직 매물 탐색 단계로 계속 스크린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며 7번째 해외법인인 '키스(KIS) 인도네시아(증권사)를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는 연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인구수가 세계 4위 수준임에도 증권거래 계좌수가 0.3% 수준에 그쳐 증권업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키스인도네시아를 5년내 상위 5위권 증권사로 만들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베이징,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보유중이다.
KB증권 역시 베트남 매리타임증권을 인수하며 올해 2월 베트남법인을 출범시켰다. 베트남 주가지수는 45% 급등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KB증권은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베트남에 올해 2월 현지법인(NH Securities Vietnam, NHSV)을 출범하며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중이다.
물론 증권사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증권사들이 앞다퉈 해외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실제 2009년 6월말 기준 해외법인 숫자는 30개에서, 이듬해인 2010년 6월말 34개, 2013년 52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현지화 실패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이후 법인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2017년 6월말 42개까지 줄었다.
그러다 최근 증권사의 해외진출 수가 다시 늘어나는 조짐이다. 증권사 해외법인 수는 올해 6월말 기준 47개로 1년새 11.9%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지점은 3.31%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이를 두고 업계전문가들은 국내 금융당국의 지나친 규제와 과열된 시장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업에 대한 규제가 꽤 과도한 편”이라며 “수수료 수입도 줄어들고 있어 사실상 투자금융(IB) 외에 먹거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는 달리 해외는 자격(라이선스)을 따는데 시간이 좀 걸릴 뿐, 진출을 하고 나면 증권사들이 다양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편”이라며 “현재는 동남아시아로 한정돼 있지만, 국내 증권사에게 해외시장은 꽤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전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