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참여 여부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휴전
폼페이오 "미국도 아프간 정부-탈레반 대화 도울 것"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아프간 반(反)정부 무장세력인 탈레반과의 임시 휴전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의 휴전은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맞아 선포된 것으로 20일부터 시작된다. 통신은 휴전이 며칠 전 아프가니스탄 중부 가즈니시(市)와 북부 지방에서 정부군과 탈레반의 격렬한 교전이 벌어진 상황에서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카불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프가니스탄 중부 가즈니시(市)에서 아프간 정부군과 반(反)정부 무장세력 탈레반의 교전이 13일(현지시간)까지 나흘째 이어지면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즈니시에 살던 어린이들이 버스를 타고 집을 떠나고 있다. 2018.08.14 |
탈레반 소식통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층은 우선 연례행사가 진행되는 나흘간의 휴전에 임시로 동의한 상태며, 최고 지도자의 최종 승인만을 앞둔 있는 상황이다. 탈레반은 또한 수백 명의 포로를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19일 독립 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조건부 휴전은 내일부터 시작되며, 탈레반이 휴전을 지키고 존중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탈레반 지도부에 오랫동안 이어지는 진정한 평화를 원하는 아프간 국민의 희망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대통령 집무실의 한 고위 간부는 조건부 휴전이 오는 11월 21일 이슬람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탄생일까지 세 달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휴전은 오직 탈레반에 한해서 선포된 것일 뿐 이슬람 국가를 비롯한 다른 무장단체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가니 대통령은 약 2주간 탈레반과의 조건 없는 휴전을 한차례 선포한 바 있다. 당시 휴전은 '이드 알피트르(무슬림 금식성월인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축제)' 축제가 진행되는 사흘간 이어졌다. 이후 아프간 정부가 휴전 연장을 제의했으나, 탈레반에서 이를 거절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임시 휴전을 두고 "평화를 위한 시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아프간 정부가 발표한 탈레반이 참여하는 조건의 휴전을 환영한다"며 "휴전은 평화를 외치는 아프간 국민의 명확하고 지속적인 요구에 부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으며, 대화를 위한 장애물은 없다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트위터를 통해 "휴전을 존중함으로써 탈레반은 자신들이 아프간 국민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탈레반에 휴전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유엔(UN)은 지난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탈레반의 충돌 및 자살폭탄 테러로 올해 1~6월 사이에만 약 16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주까지 아프간 가즈니시 장악을 두고 5일간 벌어진 정부군과 탈레반의 교전에서는 최소 150명의 군인과 9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아프간 정부군은 지난주 가까스로 탈레반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