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명 3523종 중 약 50% 남한과 달라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작약이 ‘함박꽃’, 자도나무는 ‘추리나무’로 불리는 등 북한에서 사용하는 식물 이름의 절반가량이 남한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공개한 남북 지역의 식물 비교결과에 따르면 1773종의 식물명이 남한과 다른 용어였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북한 지역의 식물 3523종이 담긴 ‘조선식물지’를 생물자원관의 ‘국가생물종목록’과 비교한 결과로 약 50%가 달랐다.
국가생물종은 국립생물자원관이 2007년 개관 이래 매년 신종·미기록종 등을 발표하고 있는 목록이다. 북한의 조선식물지는 북 측 식물학자인 임록재 박사 등 18명에 의해 2000년 발간된 문헌이다.
식물명이 다른 경우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외래어 순화, 비속어 배척 등 남북한의 정책적인 원인에 의한 차이가 18%에 달했다.
북한 지역에 분포하는 '장지석남' [출처=국립생물자원관] |
그 다음으로는 합성명사(-나무, -풀 등)의 유무와 같은 단순 차이가 약 10% 규모였다. 두음법칙의 미사용 등의 표준어 표기법 차이도 7% 가량이었다.
예컨대 미나리아재비목에 속한 작약은 함박꽃으로 불린다. 장미목에 속한 자도나무는 북한에서 추리나무다.
마디풀목에 속한 소리쟁이는 송구지로 부리는 등 나물로 식용한다.
남한은 국명을 최초 부여한 문헌의 선취권을 인정, 국명이 정해져있다. 반면 북한의 경우는 국가 또는 일부 학자에 의해 제시된 기준으로 식물명을 정하는 경향이 컸다.
또 한자어, 외래어, 비속어 등을 식물명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식물명에 지역 명칭 사용도 피한다는 게 생물자원관 측의 분석이다.
조선식물지에 수록된 식물 총200과 996속 3523종 중 전 세계에서 북한지역에서만 자라는 고유종은 장군풀, 쌍실버들 등 58종으로 조사됐다.
남한 문헌에 기록이 없는 식물은 총 314종에 달했다. 생물자원관 측은 재배하는 종과 분류학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한 139종을 제외, 175종을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다.
서민환 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한반도 생물다양성의 총체적인 규명을 위해서는 남북한 생물표본의 상호 교환, 연구자들의 공동 조사 등 남북협력이 필수”라며 “‘국가생물종목록집북한지역 관속식물’이 남북한 교류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생물자원관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국가생물종목록’과 북한의 ‘조선식물지’의 차이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국가생물종목록집북한지역 관속식물’을 발간한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