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폰 등 미국산 전자제품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미국에 아이폰이 있다면 다른 나라에는 삼성이 있으며 우리의 토종 브랜드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내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히 생산할 것이며, 수입산보다 더욱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며, 터키 기업들에게 생산과 수출을 지속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터키 국민들이 아이폰 대신 자국 브랜드인 베스텔의 스마트폰 비너스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베스텔의 주가가 5% 가까이 올랐다.
터키에서 아이폰X는 7499리라에 판매되고 있는데, 리라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현재 환율로는 1143달러(약 129만원)에 달한다.
터키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확대 등 긴급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섰고, 터키의 미국 주재 대사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이 1000명의 투자자들과 컨퍼런스콜을 할 것이란 소식에 이날 터키 리라와 증시가 반등하고 있는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다시금 찬 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는 데 대해 필요한 경제 조치를 취하겠지만 흔들리지 않는 정치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 목사 억류 문제로 터키 장관 2명에게 제재를 가하고,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올렸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에 ‘경제 전쟁’까지 선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국민들에게 ‘리라화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달러를 팔라고 다시 한 번 촉구하며, 터키 국민들은 2016년 쿠데타를 이겨낸 것처럼 달러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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